[새책 200자 읽기] 무엇이 재앙을 만드는가 外






대형사고는 사소한 일이 불러

■ 무엇이 재앙을 만드는가(찰스 페로 지음, RHK 펴냄)=
우리는 매우 세분화되고 시스템화된 사회에 살고 있다. 사회가 발전하고 기술 역시 고도로 발전하면서 실수나 사고에 대비하는 안전 장치 또한 진화했다. 예일대 사회학과 교수인 저자는 대형 사고는 오히려 우리 일상의 사소한 사고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각종 원전사고를 예로 들며 원전 산업의 현실을 되짚는 한편 항공 산업에서도 비행이 가진 내재적 위험을 지적한다. 생태계 사고 역시 같은 생태계 안에서 연계된 요소들의 상호 작용에 의해 발생한다는 점에서 정상 사고와 다르지 않다. 저자는 고위험 시스템의 특별한 속성을 파악함으로써 사고가 발생하는 이유와 그 대안을 찾을 수 있다고 충고한다. 2만 5,000원.

머무는 공간이 행복을 좌우

■ 공간이 마음을 살린다(에스더 M. 스턴버그 지음, 더퀘스트)=
애리조나주립대 통합의학센터 연구소장을 맡으며 '신경건축학'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연구하는 저자는 “우리가 머무는 공간이 몸과 마음의 행복을 좌우한다”고 말한다. 연구를 하다가 난관에 부딪힌 학자가 아름다운 휴양지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디즈니랜드에서는 환상의 세계로 빠져드는 현상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한다. 저자는 각자 치유의 힘을 불러일으키고 스트레스를 사라지게 하는 장소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1만 7,000원.

동양고전에 담긴 지혜 소개

■ 인문학 명강 동양고전(강신주 외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고전평론가, 한문학자, 유학동양학과 교수 등 동양학 전공학자 15명이 ‘논어’부터 ‘열하일기’에 이르기까지 동양고전에 담긴 지혜를 소개한다. 1부 ‘동양고전에서 인생을 만나다’에서는 논어, 격몽요결 등 인생을 되돌아보게 하는 지혜를 담은 고전의 진수를 추렸다. 2부 ‘동양고전으로 행복을 꿈꾸다’에서는 장자, 중용, 시경 등에서 나타난 자유와 행복, 천국, 사랑과 같은 고귀한 가치를 삶에서 누리는 지혜를 소개한다. 3부 ‘동양고전에서 창조를 발견하다’에서는 산해경, 열하일기 등에서 한계를 넘어 새로운 세상을 동경하고 꿈꾼 인물들을 들여다 본다. 1만 8,000원.

인간에 관한 운율가진 명상록

■ 인간과 말(막스 피카르트 지음, 봄날의 책 펴냄)=
말과 언어, 인간에 관한 아름다우며 시적인 운율을 가진 명상록이다. 말과 소리, 말과 빛, 말과 진리, 말과 결정, 말과 사물, 말과 행위, 말의 시간과 공간, 말과 인간의 형상, 말과 목소리, 그림과 말 등 말을 중심으로 말과 시의 관계를 들여다본다. 책의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천천히 그리고 깊이 음미하다 보면 인간과 말이 서로 분리할 수 없이 상대의 내부에 자리한 관계라는 점을 선명하게 이해할 수 있다. 독일 작가 피카르트(1888∼1965)가 말년인 1955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처음 발표한 책으로 소설가 배수아 씨가 우리말로 옮겼다. 1만 3,000원.

상상력으로 그림 감상하는법

■ 상상박물관(필리페 다베리오 지음, 휴먼아트 펴냄)=
현재 이탈리아에서 가장 존경 받는 예술평론가인 저자가 썼다. 저자는 책에서 자신만의 완벽한 박물관을 짓고 그 안에서 서양 미술사의 명작들을 재구성한다. 그는 우리가 아직도 19세기 방식으로 그림을 감상한다며 어느 한 작품이 가진 아름다움에 대한 판단은 인간의 상상력으로 이뤄진다고 말한다. 그는 생각하는 방, 도서관, 프티 살롱, 놀이방 등 상상박물관의 공간마다 저마다의 주제를 정한 후 각자가 상상의 나래를 펴고 그림을 감상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5만 4,000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