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로열티 요구 반영땐 휴대폰 가격체계 무너져"

■ 2차 특허소송전 막 올라
IT 경험 없는 배심원 10명 선정
삼성·구글 vs 애플 구도 될 듯

삼성·애플 2차 특허소송의 배심원 선정이 마무리되면서 2차 소송전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배심원은 10명이 선정됐다.

1차 소송과 달리 이번 2차 소송은 구글 안드로이드 기술을 겨냥해 '삼성·구글 대 애플' 구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1차처럼 애플에게만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삼성·구글 진영이 승리한다면 애플이 특허를 앞세워 경쟁사를 제압하려는 움직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북부 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지원의 루시 고 판사는 원고 애플과 피고 삼성의 변호인단이 참석한 가운데 배심원 선정 작업을 마무리했다. 양측 변호인단은 배심원 후보들을 대상으로 각사에 불리한 선입견을 갖고 있는지 파악하는 등 치열한 선정 절차를 거쳤다. 그 결과 여자 6명, 남자 4명으로 구성된 10명의 배심원이 최종 선정됐다. 재판의 공정성을 고려해 정보기술(IT)이나 특허 분야에 경험이 많은 인물은 배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 판사는 배심원들에게 "선입견 없이 법정에서 제시되는 증거만 가지고 공정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며 "어떤 전화기나 태블릿을 쓰는지 등에 관해서도 서로 이야기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재판의 원고는 애플, 피고는 삼성전자 본사, 삼성전자 미국법인(SEA), 삼성전자 통신부문 미국법인(STA)이다. 이에 맞서 삼성 측이 애플을 상대로 낸 맞소송도 이번 재판에서 함께 심리된다. 법정 공방은 이 번주부터 매주 월, 화, 금요일 열린다. 양측은 각 25시간의 변론 시간을 부여받으며 배심원단은 4월 말~5월 초 평의에 들어가 평결을 내리게 된다. 이후 이를 바탕으로 판사의 판결이 내려지게 된다.

애플은 삼성전자에 대해 △밀어서 잠금 해제 △단어 자동 완성 △데이터 동기화 △통합 검색 등 5개 특허를 침해 했다며 스마트 기기 한 대당 40 달러의 로열티를 지급하라고 요구할 방침이다. 이를 총액으로 환산하면 20억 달러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현지에서도 40달러 요구가 실제 반영되면 휴대폰 가격 체제를 무너 뜨리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반면 삼성은 이번 재판에서 디지털 화상과 음성을 기록하고 재생하는 방법과 원격 화상 전송 시스템 등 2개 특허를 애플이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맞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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