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이후 2006년까지 4년간 정부가 신도시 등 각종 개발사업에 따른 토지보상금으로 지급한 금액은 총 67조1,000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막대한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시장에 재유입되고 있다는 지적이 여러 차례 제기됐었다. 또 내년까지 지급될 혁신ㆍ기업도시와 송파ㆍ동탄2신도시 토지보상금이 30조원 수준에 달해 더 이상 방치했다가는 부동산시장의 큰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뒤늦게 정부가 마련한 대책의 골자는 보상규모를 줄이는 한편 현재 95%에 달하는 현금보상 비중을 축소하고 채권비중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금이 아닌 땅으로 받을 경우 3~5년 간 소유한 뒤 팔 경우 양도세를 감면해주는 방안도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다. 문제는 부재지주 범위 확대, 대토보상에 따른 양도세 감면, 보상금 산정기준 변경 등 이번 내용의 핵심 조치는 관련 법이 오는 9월 국회에서 통과돼야 시행 가능하다는 데 있다. 때문에 이번 조치는 내년 5월 토지보상이 예정된 화성 동탄2신도시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보상액 5% 줄이고 현금보상 비중 80%로=토지보상금 산정기준을 변경, 택지개발지구 지정 이후 오른 땅값을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는 이 같은 기준 변경으로 보상금 액수가 현재보다 5%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토 및 채권보상을 확대하기 위한 대책도 담겼다. 채권보상이 의무적으로 적용되는 부재지주 범위를 늘렸다. 동시에 보상채권을 만기까지 보유 후 매각할 때 주어지는 양도세 감면폭을 현행 15%에서 20%로 5%포인트 늘리기로 했다. 보상채권이 3년 만기로 돼 있어 투기자금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5년 만기 이상의 장기채도 발행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 같은 채권보상이 활성화되면 현금보상 비중이 80%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더불어 대토보상시 3년 혹은 5년 등 일정 기간 보유 후 팔면 양도세를 감면해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대토 활성화 방안은 관련 법이 통과되는 대로 확정할 계획이다. 조원동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이와 관련, “토지로 보상받는 것을 선호할 수 있을 정도의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며 “양도소득세의 근간을 유지하면서 다른 대토 세제혜택(농지대토 세금감면) 등을 고려,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시 보상금 감시 시스템 구축=제도개선 외에 정부는 보상금 지급 관련 상시 점검 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건설교통부ㆍ한국토지공사ㆍ대한주택공사 등이 참여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보상금이 특정 시기에 집중되지 않도록 시기와 규모도 조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세청 등 세무당국이 토지보상금 수령자에 대한 철저한 자금관리를 통해 편법 증여 등을 상시적으로 감시할 계획이다. 최정호 건교부 토지정책팀장은 “보상액을 평가하는 감정평가사에 대한 규정도 강화된다”며 “감평사에 대해 3년 단위로 자격 갱신 등록을 실시, 부실ㆍ허위 평가사에 대해서는 등록을 거부한다는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제도개선 추진일정은=보상채권 만기 보유시 양도세 혜택은 9월 국회에 개정 조세특례법을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단 적용은 현재 보상이 이뤄지고 있는 혁신도시부터 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대토보상 도입, 보상금 산정기준 변경 등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토지보상법에 담겨 있는 상태다. 부재지주 범위 확대는 토지보상법이 통과되면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이뤄진다. 대토보상 등 이들 3대 핵심 대책은 9월 국회에서 법 통과가 이뤄져야 시행된다. 이에 따라 이미 지구지정을 끝내고 늦어도 올해 말에 토지보상에 들어가는 송파신도시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고 내년 5월 보상에 착수하는 동탄2신도시부터 본격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