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현대그룹 적대적 M&A 불씨는 여전

현대重-현대그룹 경영진 회동추진 불구
현대重 '백기사' 증명할 구체적 방안 마련 못하고
"인수한 상선지분 매각의사 없다" … 논란 지속될듯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상선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과 관련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현대그룹 경영진과 만난다. 하지만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그룹 경영진과 회동에서 골라LNG의 지분 인수가 적대적 M&A와 관련이 없다는 것을 설득하기 위한 뾰족한 방안을 마련하지 못해 적대적 M&A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의 고위 관계자는 30일 “현대중공업은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이뤄지는 가장 중요한 고객사에게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파렴치한 회사가 아니다”며 “현대그룹측이 우리와 만나 다시 한번 진의를 확인하고 싶다고 제의한다면 적극 만나 적대적 M&A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분 인수결정이 내려진) 지난 27일 오전 9시경 현대그룹 측을 방문해 백기사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밝혔을 당시 현대그룹측은 환영하는 입장을 보였다”며 “이후 현대그룹은 당일 오후 5시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갑자기 (현대중공업그룹을)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기업으로 몰아세워 당혹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는 현대그룹측이 제기하는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현대중공업은 배를 만들어 해운사에 판매하는 조선사”라며 “조선사가 건설회사를 인수해 얻을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만큼 현대건설과 이번 지분 매입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현대그룹이 중공업측에게 ‘이미 확보한 현대상선 지분을 다시 매도해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여전히 흑기사로 돌변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현대중공업그룹의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중공업그룹은 백기사인 만큼 지분을 (현대그룹에) 다시 매각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한편 현대그룹은 지난 27일 중공업그룹에 그룹의 공식 입장과 지분 매입 시기를 늦춰달라는 요청을 담은 공식 문서를 팩스로 전달한 바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