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상적자 대책은 서비스 경쟁력 제고

올 상반기 경상수지가 외환위기 이후 9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경상수지는 2억6,760만달러 적자로 지난 1997년 상반기의 101억4,000만달러 적자 이후 처음이다. 올 초부터 환율이 급락하고 유가가 오르는 가운데도 상품수지는 127억9,510만달러의 흑자를 냈으나 서비스 수지에서만 88억7,520만달러의 적자가 나타났고 소득수지나 경상이전수지도 모두 부실해 당초 균형을 맞출 것이라는 관측을 여지없이 허물었다. 해외여행 경비와 유학생 송금 및 외국인 주식배당금 등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경상수지의 적자 전환은 한마디로 우리 경제의 경쟁력 약화를 방증한다고 보아야 한다. 문제는 하반기 들어서도 적자를 반전시킬 별다른 변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소비와 투자가 둔화되면 덩달아 경상수지 적자를 줄이는 효과도 있겠지만 중동 위기로 인한 유가 폭등 가능성과 경기과열을 막기 위한 중국의 긴축정책 등 대외여건은 갈수록 악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올해 40억달러의 흑자 달성을 여전히 낙관하는 것과는 달리 민간연구기관이 경상수지 흑자폭을 낮춰 잡는 것도 충분히 납득이 간다. 사실 상품수지에서 지속적인 흑자를 보이고 있지만 수출상품의 구성요소도 엄밀하게 들여다보면 서비스가 적지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적극적인 개방을 통한 국내 서비스 분야의 체질강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갈수록 낮아지는 생산성 상승률과 함께 상품수지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하다. 대외 부문의 만성적인 적자는 고용과 소비마저 위축시키고 잠재성장률을 하락시켜 길고 긴 침체의 늪으로 몰아갈 가능성이 있다. 최근 뉴욕 월가의 한 분석가는 “아시아 경기둔화의 선봉에 한국이 있다”는 불길한 지적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이제라도 정부는 믿기 어려운 낙관론만 펼 것이 아니라 기업 투자 활성화와 소비진작 방안에 골몰해야 할 것이다. 경상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높아지는 서비스 부문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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