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죄인 취급하는 풍토가 경제 해쳐

■ 이희범 경영자총협회 회장
"기업가 정신 존중 해줘야 다이내믹 코리아로 거듭"
에티오피아 방문 강연서 경제민주화 기류에 일침


"경제민주화는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하지만 기업을 죄인 취급하는 오늘의 분위기가 우리 경제의 근간을 해치고 있습니다."

이희범(사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최근 정치권과 정부의 경제민주화 기류에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 회장의 발언은 9월 정기국회에서 논의될 갖가지 규제 입법에 대해 경제단체들이 속도조절론을 주문한 직후 나온 발언이어서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일 경총 고위 관계자는 "지난 1일 5박6일 일정으로 이 회장이 에티오피아로 떠나 재외 공관장을 대상으로 강연하는 자리에서 최근 정부와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드라이브에 일침을 가하며 본인의 생각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의 이번 방문은 에티오피아 외무부 장관 초청으로 이뤄졌으며 재외 공관장 강연에서 이 회장은 1970년대 한국의 경제발전을 이끈 새마을 운동과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을 설명했다.

'새마을 운동' 전도사로 알려진 이 회장은 과거에도 중국ㆍ아랍에미리트(UAE)ㆍ카타르 등 다양한 국가를 돌며 현지 공무원들에게 한국의 경제 성장 과정을 전파했다.

하지만 이번처럼 강의에 짧지 않은 시간을 할애해 현재 한국 사회가 당면한 이슈에 대해 강경한 발언을 쏟아낸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 강연에서 이 회장은 "한국이 6ㆍ25전쟁 이후 60년 만에 국민소득이 340배나 늘면서 세계 최빈국에서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 주도의 강력한 개발 드라이브 정책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가 정신에 힘입은 바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경제 성장의 씨앗이 뿌려지던 새마을 운동 당시의 초심(初心)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심각한 위기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며 "기업이 마음 놓고 투자ㆍ일자리 확대에 나설 수 있도록 기업가 정신을 존중해줄 때만 역동적인 대한민국(Dynamic Korea)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LG상사 고문이기도 한 이 회장은 이번 방문 기간 현지에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는 국내 기업들도 방문해 격려를 전했다.

현재 LG는 에티오피아에서 자립마을ㆍ직업학교 건설, 한국전 참전용사 후손 장학사업 등 'LG 희망 커뮤니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 회장은 2일 현장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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