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합작 '형제여…'로 본 中 드라마 제작과정

대본, 정부서 사전 심사받고 촬영기간 정해 제작진 합숙


한중 합작 '형제여…'로 본 中 드라마 제작과정 대본, 정부서 사전 심사받고 촬영기간 정해 제작진 합숙 상하이=김영필 기자 susopa@sed.co.kr 사회주의를 탈색 중인 중국은 드라마를 어떻게 만들까. 국내의 케이블TV 드라마 채널인 ‘드라맥스’와 상하이영화예술대학이 지난 12일 중국 상하이 소재 상하이영화예술대학에서 한ㆍ중 공동 제작 드라마인 ‘형제여 어디 있는가’(연출 선우완, 극본 정하연) 제작 발표회를 개최했다. 국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가 첫 시도하는 한ㆍ중 합작 드라마라는 점 외에도 이날 주목을 받은 것은 두 나라의 드라마 제작 과정의 차이였다. 대본은 정부로부터 사전 심사를 거쳐야 됐고, 제작기간도 정부가 정해준 기간을 넘으면 안되며, 1개월 단위로 제작과정을 정부에 보고해야 된다. 작가의 힘이 큰 국내와 달리 연출자가 극을 좌우하는 것도 국내와 달랐다. 중국에서의 드라마 제작 과정은 크게 ▦대본 집필 완료 ▦드라마 대본 심사 ▦촬영 ▦최종 작품 심사 ▦방영의 5단계를 거치게 된다. 특히 드라마 대본을 사전에 다 써놓아야만 대본 심사를 받을 수 있고, 대본 심사를 통과해야 촬영이 가능해진다. 합작 드라마도 마찬가지. 드라마 대본은 영상물을 심의하는 국가광전총국의 주관 하에 지방 정부인 성급 방송행정 관리 부문에서 실시한다. 때문에 중국에서는 드라마 대본을 쓰기 시작할 때부터 과거 우리나라가 그랬던 것처럼 심의를 염두에 두고 써야 한다. ‘형제여…’ 역시 이 부분에서 해프닝이 나왔다. 드라마 내용 중 주인공 강호(데니 안)가 상하이에서 사기(詐欺)치는 내용을 수정하게 됐던 것. 제작진은 주인공이 사기를 연습하는 부분을 빼고, 이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 사기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으로 처리했다. 주인공을 뒤에서 조종하는 배후 인물도 하나 새로 추가했다. 여기에 대본 심사를 통과한 작품은 원칙적으로 2년 내에 제작을 완성해야 하며, 제작에 들어간 드라마는 1개월 단위로 제작 과정을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 선우완 PD는 “중국은 휴머니즘과 권선징악을 강조해 심의를 할 때도 이러한 부분이 드라마에 녹아 들어 갈 수 있도록 한다”고 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드라마 촬영기간을 정해 놓고 제작진이 합숙을 하며 드라마를 찍는다. 상하이 현지에서 20일부터 촬영에 들어가는 ‘형제여…’의 경우 촬영 기간이 70일로 잡혀있다. 기간 내 쉬는 날 없이 계속 촬영이 이뤄진다. 배우들과의 계약도 날짜에 따라 맺는다. 현재 중국에서는 시 단위의 방송국이나 영화제작사, 허가서를 받은 외주제작사 등이 드라마를 제작할 수 있다. 대학도 드라마를 만들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또 전통적으로 작가보다는 연출자의 입김이 세다. 정하연 작가는 “내가 배우들에게 뭐라고 했더니 중국 측 관계자가 깜짝 놀라더라”며 “여기서는 작가는 그리 대단치 않고 연출자를 최고로 대우한다”고 다른 문화를 전했다. ◇드라마 ‘형제여 어디 있는가?’는=한국 드라맥스와 중국 상하이영화예술대학이 손잡고 만드는 20부작 드라마. 큰 돈을 벌기 위해 중국에 건너 온 강호가 현지에서 사기를 당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편 당 100만 위안(약 1억1,000만원) 정도의 제작비가 투입됐고, 드라맥스에서는 오는 12월께, 중국 CCTV에서는 2008년 2~5월 사이에 방송된다. 입력시간 : 2007/07/1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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