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소영 '그 순간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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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윤 '클럽 스윙잉, 스티브 윌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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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미술대학 학생들은 사비를 털어 전시장을 대관해 자신의 첫 개인전을 꾸미곤 했다. 불러주는 데는 없지만 작품을 선보이고픈 열망이 가득한 전시였다. 요즘은 조금 달라졌다. 화랑주와 갤러리스트들이 미대 졸업전시회나 그룹전을 찾아다니며 재능있는 화가를 먼저 점찍기도 한다. 문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수요가 커진 덕분이다.
홍익대 서양화과 출신 작가 신소영(29)의 첫 개인전이 송현동 이화익갤러리에서 15일까지 열린다. 김덕용ㆍ김동유ㆍ최영걸 등 걸출한 작가들과 함께해 온 이화익갤러리가 올해 첫 전시로 신진 작가전을 마련해 더욱 관심을 끈다.
신소영은 어린 아이가 등장하는 풍경을 그린다. 작가가 길거리 캐스팅으로 "눈빛에서 영혼이 느껴지는 아이들"을 찾아냈다. 어리지만 진지한 눈빛을 머금은 아이들의 무표정은 묘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이들은 어른들의 세상을 투사하고 있는 일종의 '분신'이다. 아이는 종종 쌍둥이, 거울에 비친 모습 등 짝을 이뤄 등장하기도 한다.
작가는 "자아가 아직 확립되지 않아 내부 갈등이 진행중인 서너살 아이들이 주인공"이라며 "두 명의 아이는 자아간 소통을 은유하는 것이며 주변 자연은 다시 돌아오지 못할 한 순간을 포착해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아이의 순수함을 통해 세상의 정화를 꿈꾸는 그의 신작 10여 점을 볼 수 있다. (02)730-7818
사간동 갤러리현대의 16번지에서는 국민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하는 김성윤(26)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그는 "19세기의 초상화가 존 싱어 서전트(1856~1925)가 초기 올림픽 선수들의 초상을 그렸더라면 어떤 모습일까?"라는 호기심에서 작업을 시작했다.
서전트는 대담하고 사실적인 묘사력이 탁월했으나 1894년작 '마담X'에서 보여준 냉소와 파격적인 시선 때문에 파리 사교계에서 퇴출당한 인물. 김성윤이 표현한 초창기 올림픽 종목은 비둘기 쏘기, 사슴 쏘기, 줄다리기, 한손으로 역기 들기 등 지금 기준에서는 황당하다.
경기는 오히려 묘기에 가깝고 참가 선수들의 모습은 낯설다 못해 우스꽝스럽다. 작가는 과거 올림픽 사진을 근거로 실제 장면을 연출해 촬영한 다음 이를 다시 화폭에 옮겼다. 100여년 전 의상과 소품까지 직접 제작했다. 영상 기술이 발달한 오늘날 회화적 재현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되묻는 작품들이다. 김성윤의 작품은 갤러리현대가 지난해 홍콩아트페어 등지에 출품해 '솔드아웃(매진)'을 기록했다. 전시는 27일까지. (02)722-3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