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젊은 구직자들은 올해 부쩍 넓어진 취업문에 환호하고 있다. SMBC닛신증권이 지난해보다 18%, 전국 체인형 약국사업을 운영하는 아인그룹이 81.5%씩 올해 채용규모를 확대하는 등 전반적으로 기회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20대 내내 취업을 준비해도 '백수'인 상태로 30대를 맞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일본 주요 기업의 상반기 대졸 채용계획은 전년보다 3% 증가한 9만3,000명 수준이다. 자국 내에서의 생산확대에 신중한 제조업 기업은 채용인원을 줄이는 추세지만 비제조업 채용계획이 6만4,000명으로 전년 대비 7.3%나 증가한 덕이다.
특히 양적완화 정책의 주된 수혜자인 금융계통 외에도 의료·여행 등의 서비스 기업이나 해외 진출 기업 등이 채용 증가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베 신조 정권의 친기업적인 정책과 일본 기업들의 활발한 해외 진출, 의료 등 신성장동력 발굴 덕분에 대표적 '고령화 국가'인 일본이 적극적으로 젊은 피 수혈에 나서는 모양새다.
해외에서의 채용을 늘리면서 젊은 외국인 인재도 끌어들이고 있다. 소비력이 늘어난 아시아 중산층을 겨냥하는 일본 기업들이 중심에 섰다. 여행업체인 에이치아이는 이전까지 국내에서 채용한 인력을 교육시켜 해외로 파견했지만 올해부터 글로벌 채용 시스템으로 전면 개편했다. 국내에도 매장이 있는 '무지루시(無印良品)'도 지난해 중국·말레이시아 등에서 신규 채용에 나선 데 이어 글로벌 채용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이는 해외 시장 개척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것을 중시하는 기존 조직에도 자극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청년 취업자들의 현실은 어렵기만 하다. 올해 국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의 신규 채용 인원은 3만1,000명으로 전년보다 1.5%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불투명한 경기 전망과 통상임금 범위 확대 등의 노무 리스크 증대로 기업들이 신규 채용에 부담을 갖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규 채용의 빈자리는 55세 이상 고령자가 채우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청년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5만명 감소한 379만3,000명에 그쳤다.
특히 청년 취업자가 감소한 대표적인 산업으로는 교육서비스업(4만1,000명), 출판·영상·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 금융 및 보험업,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각각 1만3,000명씩 감소) 등이 꼽혔다.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 젊은 근로자들의 유입이 중요한 분야다.
이 밖에 또 2013년 전체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56만명 늘었지만 이 중 34만6,000명은 55세 이상 고령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2011년 7%대로 떨어진 청년 실업률은 2013년 들어 다시 8%대로 올라섰다. 국제무역연구원 관계자는 "한국 정부는 고용 유연성을 높여 기업들의 고용부담을 완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기업들은 눈앞의 인건비 부담 등으로 채용을 축소할 것이 아니라 인력이 곧 경쟁력이라는 인식하에 채용규모를 꾸준히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