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제지표가 엇갈린 신호를 보내고 있다. 생산자물가는 17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제조업 경기가 이미 내리막을 걷고 있음을 보여줬다. 반면 공업생산과 고정자산투자는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았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동월 대비 2.7% 상승했다고 9일 밝혔다. 중국의 7월 CPI는 지난달에 물가불안이 고개를 들며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한 2.8%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식료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며 2%대 후반을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CPI가 3% 밑에서 안정되고 있는 만큼 하반기 중국의 경제운용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했다. 직접적으로 통화정책을 건드리지는 않겠지만 최근 내놓은 미니 부양책과 같은 미세정책조정의 폭을 넓혀준 것으로 분석했다.
이날 발표된 공업생산과 고정자산투자는 시장 예상치를 모두 넘어섰다. 7월 공업생산 증가율은 9.7%로 블룸버그가 전망한 8.9%를 상회했고 고정자산투자는 20.1% 증가하며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문제는 생산자물가지수(PPI)다. 이날 발표된 PPI는 전년동월 대비 2.3% 떨어지며 지난해 2월 이후 하락세를 이어갔다. PPI 하락폭은 시장 예상치인 -2.1%보다 더 커 제조업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확산시켰다. 조지 매그너스 UBS 고문은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에서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디플레이션에 근접하고 있다"며 "중국의 경착륙 리스크가 미국의 출구전략보다 글로벌 경제에 더 큰 위험요인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CPI 2%대 유지가 물가안정으로 해석되기는 하나 선행지표인 PPI의 하락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셴장광 미즈호증권 이코노미스트는 "CPI가 낮은 것을 물가안정이라기보다 경기회복의 모멘텀이 약한 것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통화완화를 통해 경기를 부양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