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하루에만 무려 3개 상장사에서 횡령ㆍ배임 사건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돼 투자자들이 기업 퇴출 공포에 떨고 있다. 전문가들은 예고 없이 찾아오는 횡령ㆍ배임 사건에 대처하기 위해 이런 기업들에서 공통적으로 미리 나타나는 관리종목지정ㆍ재무구조 악화 등의 현상을 주목, 사전에 투자를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코스닥시장본부는 이날 액티투오ㆍ에스씨디ㆍ엔티피아에 대해 일제히 횡령ㆍ배임 혐의에 따른 피소설의 진위를 밝힐 것을 요구했다. 전일 검찰이 액티투오와 에스씨디의 전 대표였던 박모씨가 회사 돈 1,172억원을 횡령하고 700억원대의 손실을 끼친 혐의로 구속됐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액티투오와 에스씨디는 조회공시 답변에서 "전 대표 구속 사실을 확인했고 구체적인 내용은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이 기업들의 주가는 이날 곤두박질 쳤다. 액티투오와 에스씨디는 하한가로 거래를 마쳤고 에스씨디가 최대주주로 있는 엔티피아 역시 하한가를 면치 못했다. 횡령ㆍ배임 혐의가 사실로 확인되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되고 심의를 거쳐 증시에서 퇴출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해 2월 상장폐지실질심사제도 도입 후 이날까지 횡령ㆍ배임 혐의가 발생해 실질심사를 거친 28개 기업 가운데 절반이 넘는 15곳이 상장폐지 결정을 받았다. 이처럼 횡령ㆍ배임이 상장 폐지의 주요 사유가 되는데도 코스닥시장의 횡령ㆍ배임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올 들어 이날까지 횡령ㆍ배임 혐의가 발생해 실질심사를 받은 회사는 이미 상장이 폐지된 아이알디, 심사가 진행되고 있는 한글과컴퓨터 등 7개 업체에 이른다. 횡령ㆍ배임 혐의의 경우 회사 정보와 주요 결정권을 독점하고 있는 경영진에 의해 발생하다 보니 일반 투자자로서는 사전에 횡령ㆍ배임이 발생할 기업을 가려내기가 어렵다. 전문가들은 횡령ㆍ배임 기업들의 다른 특징들을 살펴 투자에 참고하라고 조언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횡령ㆍ배임 혐의가 발생하는 기업들은 경영권이 자주 바뀌거나 지속되는 영업손실로 재무구조가 엉망인 것과 같은 징후들이 나타난다"며 "이런 기업들을 피하기 위해 시장 경고를 받지 않고 건실한 재무구조를 가진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액티투오의 경우 지난 2007년 3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2008년과 2009년 순손실이 각각 193억원, 374억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횡령ㆍ배임 혐의 발생으로 지난 6일 상장폐지 통지를 받은 아리진은 최근 2년간 대표이사가 7번, 최대주주가 2번 변경됐다. 이밖에 유상증자와 같은 자금조달이나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관리종목 지정과 같은 기업들도 투자에 주의해야 할 종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