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행정법원이 가락시영아파트의 재건축사업시행계획에 대해 무효판결을 내리면서 아파트 시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단일단지로는 최대 규모인 가락시영아파트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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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단일단지로는 최대 규모인 가락시영아파트의 재건축사업에 다시 제동이 걸렸다.
10일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부장판사 이광범)는 조합원 윤모씨 등 4명이 가락시영아파트조합을 상대로 낸 사업시행계획 승인결의 무효확인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사업시행계획 승인결의에 대해서도 효력을 정지시켰다. "가락시영아파트 2차 재건축 결의는 특별결의로 결정돼야 한다"는 비상대책위원회 측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재판부는 "조합의 2차 결의는 근본적으로 건축물의 설계 개요를 변경하기 때문에 특별결의가 필요한 내용"이라며 "현 조합이 전체 조합원 중 57.2%의 동의를 얻었는데 이는 특별결의 정족수인 4분의3을 채우지 못해 무효"라고 원고 승소판결 이유를 밝혔다.
이번 판결로 조합 측이 추진하던 재건축사업에 차질이 빚어지게 돼 최근 회복세를 보이던 시세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단지는 지난 3~4개월 동안 1억원 이상 빠진 급매물이 나오면서 바닥이라고 판단한 매수자들이 늘어나 최근 1~2주 사이에 1,000만~2,000만원가량 호가가 오르는 등 반등 조짐을 보여왔다. 가락시영1차 전용 42㎡의 경우 최근 호가가 5억원 안팎으로 1~2주 전 4억8,000만원선에 나온 급매물보다 2,000만원가량 상승했다.
인근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번 소송의 결과를 지켜보느라 매도시기를 다소 늦춘 조합원들이 많았다"며 "조합원 지분 전매금지도 지난 4월에 풀린 만큼 실망매물이 다시 쏟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다만 추가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인근 씨티공인의 한 관계자는 "급하게 나올 물건은 거의 거래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차피 현 조합이 이겼다고 해도 종 상향 문제 등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많아 당장 사업추진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해온 만큼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OK중개업소의 한 관계자도 "이 단지가 소송 중이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악재"라며 "최근에 거래된 물건들 대부분 현재 가격이 바닥이라는 심리가 작용해 거래된 것들이어서 이번 판결에 따른 추가 가격 하락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락시영아파트는 134개 동 6,600가구와 상가 1개 동 324개 점포로 구성돼 단일 아파트 재건축사업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2003년 5월 조합 창립총회에서 승인된 사업계획을 2007년 7월 정기총회에서 변경ㆍ승인하면서 사업비가 1조2,463억원에서 3조545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로 인해 조합과 비대위 측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소송전으로 비화돼 사업이 차질을 빚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