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시아의 독일’돼야”

스나이더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 부소장 기고

일본이 ‘아시아의 독일’을 지향해야 역내 역할을 확대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 연구소 부소장은 13일(현지시간) “일본이 아시아의 리더로 재부상하기 위해서는 전후 독일을 모델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스나이더 부소장은 격월간 국제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에 기고한 ‘일본의 힘겨운 도전’(Japan's Daunting Challenge)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스나이더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현 총리가 독일식 방안을 선택하게 되면 그는 일본의 ‘콘라트 아데나워’나 ‘빌리 브란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데나워는 전후 첫 서독 총리로 잿더미였던 독일을 세계무대로 진출시키고 경제부흥을 이끌면서 공산주의의 확산을 막았다. 브란트 총리는 총리 시절 폴란드 유대인 학살 위령탑 앞에서 나치의 학살행위를 사죄해 독일 최고의 정치지도자로 꼽힌다.

그는 “중국의 도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본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아시아의 영국이나 프랑스가 아니라 ‘아시아의 독일’이 되는 것”이라며 그 이유로 “전후 독일과 마찬가지로 아시아에서 일본의 리더십은 첨단기술 제조업을 포함한 경제부문의 강점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스나이더 부소장은 “일본이 전쟁범죄에 대한 말도 안되는 방어논리를 버리고 진정으로 참회하는 모습으로 과거사와 관련된 주변의 우려를 해소해야만 그같은 리더십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미국은 일본이 조속히 디플레를 탈출하고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동맹 파트너로서 아시아의 리더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최근 일본의 우경화 심화로 인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균형전략의 거점인 한국과 일본 사이에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될 경우 한·미·일 안보협력도 저해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고 스나이더 부소장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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