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이 4일 타전한 ‘원자바오가 5일 새로운 패키지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소식은 아시아 증시 전체를 들끓게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주요국 경제가 거센 파도 아래 표류하는 상황에서 중국은 경기회복의 ‘마지막 보루’로 기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정부가 ‘양회(兩會ㆍ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정치협상회의)’에서 내놓는 부양책의 성격과 방향에 따라 글로벌 경제의 희망과 절망을 가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올 정도다. 이날 중국 상하이증시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급등한 것은 한마디로 ‘중국 양회의 힘’. 이번 양회에서는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핵심목표에 맞춰 4조위안(약 900조원)의 경기부양책이 비준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내수 확대, 도시와 농촌의 소득격차 해소, 주식 및 주택시장 안정 등의 문제가 다뤄질 예정이다. 특히 원 총리는 이번 양회를 앞두고 ‘중국판 뉴딜’ 이외의 추가 부양책을 거듭 다짐해 전인대에서 내수ㆍ수출ㆍ농촌부양 등 경제 전 부문을 아우르는 ‘패키지 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추가 부양책의 규모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섣부른 예단을 하기 어려운 상황. 홍콩경제일보는 최근 중국 정부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전인대에서 민간투자 분야의 활성화를 위해 인민은행의 ‘대출인 조례’를 만들어 민간 신용대출시장을 개방하고 최소 2조위안(460조원) 규모의 자금 활성화로 경제성장을 촉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지도부는 또 이번 양회를 통해 재정ㆍ산업지원ㆍ소비진작 등 분야별 경기부양책을 한꺼번에 쏟아낼 채비다. 재정 분야의 경우 재정적자 규모를 9,500억위안(지방채 2,000억위안 포함)으로 전년도에 비해 9배 늘리는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심각한 위기에 처한 중국의 수출산업 지원을 위해 강력한 세제지원책 등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산(鍾山)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기업의 위기대응을 돕고 수출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중앙정부는 각급 지방정부와 상무부ㆍ세관ㆍ검역당국 등 수출 관련 부서와 총력으로 협력해 수출기업의 호전을 돕겠다”면서 “적극적인 정책개발을 통해 수출세 환급률을 높이고 수출신용보험을 확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자동차ㆍ철강ㆍ조선 등 10대 핵심산업에 대한 진흥정책도 세부적으로 다듬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정부는 지난달 말 ‘10대 산업 진흥계획’을 모두 마무리하고 이들 업종의 육성을 위해 향후 2년간 모두 1,000억위안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중국정부의 이처럼 과단성 있고 강력한 경기부양책은 벌써 경제지표에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월 구매자관리지수(PMI)는 1월의 45.3에서 49로 높아졌다. 이로써 중국의 PMI는 3개월 연속 회복세를 이어갔다. 블룸버그통신은 “PMI 개선이 중국정부가 추진 중인 4조위안 규모의 경기부양책 효과로 보인다”고 분석했을 정도.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번 양회를 통해 추가적인 ‘패키지 부양책’이 나올 경우 중국의 경기회복 시기가 더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