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공격적인 양적완화 정책에 국내 자본재(조선ㆍ철강ㆍ화학) 업종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23일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이사는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감담회에서 “일본은행(BOJ)유동성 확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채권매입보다 강한 정책으로 내년 말까지 엔화약세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며 “BOJ가 목표로 세운 소비자물가상승률 2%를 달성을 감안할 경우 엔ㆍ달러환율은 올해 105엔선, 내년에는 120원선으로 전망돼 원ㆍ엔환율이 내년까지 최대 875원으로 하락해 일본업체와 경쟁관계에 있는 조선ㆍ철강ㆍ기계업종이 수출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아이엠투자증권에서 국내 조선과 철강, 기계업종이 엔저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이들 업종이 일본과 연관관계가 높기 때문이다. 아이엠투자증권이 관세청과 산업연구원의 자료는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ㆍ4분기 업종별 한ㆍ일 수출경합도에서 조선업종이 0.75로 가장 높은 연관관계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조선업종은 실제로 엔저현상 때문에 1ㆍ4분기 수출감소율이 27%에 달했다. 수출경합도는 1에 가까울수록 일본업체와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다.
이 밖에 0.60의 경합도인 기계업종도 수출감소율이 4.5%를 기록했고, 0.58의 경합도인 컴퓨터와 철강업종도 수출감소율이 각각 5.7%, 6.7%에 달했다. 다만 자동차업종은 경합도(0.63)가 높았지만 수출감소율은 2.9%에 불과했다.
임 이사는 “글로벌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이상 일본과 수출경합도가 높은 조선ㆍ기계ㆍ철강업종의 고전은 엔저현상이 이어지는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자동차는 엔저현상에도 미국 등 글로벌 수요증가로 엔저현상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