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생산·유통정보 달라" ■ 한·EU FTA 6차협상 사흘째EU, 통관보류대상 전반 확대 요구 '지재권' 새 쟁점으로공연보상 청구권·GI 보호수준 강화등 공세 이철균 기자 fusioncj@sed.co.kr 지적재산권 보호가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또 다른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재권 분야는 31일까지 이틀 간의 협상을 통해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30일 한ㆍEU FTA 서울 6차 협상에서 양측은 무역구제ㆍ경쟁 등 5개 부분을 사실상 타결했고 자동차 기술표준을 제외한 전기ㆍ전자 등 나머지 품목의 비관세 장벽에 대해서도 해결의 가닥을 잡았다. 지재권 분야도 일부 진전은 있었지만 민감한 분야에서는 팽팽한 입장차를 유지했다. EU는 지재권 침해물품을 통관 보류시키는 조치(국경조치)의 적용대상을 지재권 전반으로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EU 집행위가 한국을 지재권 침해 요주의 국가로 분류하고 있는 만큼 FTA 협상을 통해 지재권 보호를 받을 수 있는 틀을 제대로 만들어놓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EU 집행위는 중국ㆍ러시아ㆍ우크라이나ㆍ아세안ㆍ메르코수르ㆍ터키ㆍ칠레 등과 함께 한국을 지재권 침해 요주의 국가로 규정한 상태다. 루이비통 등 소위 명품의 모조품 생산이 한국에서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한 EU는 이들 모조품의 적발 실적에 대한 정보, 모조품 생산ㆍ유통업자에 대한 정보제공 및 공표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미 FTA에서 미국이 소프트웨어 등 불법복제에 관심을 표명했던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EU 측의 국경조치 확대 등의 요구에 대해 우리 측은 "국내법상 국경조치는 상표 및 저작권 침해 물품에 한정하고 있다"면서 거부하고 있다. 오페라ㆍ뮤지컬 등 공연문화가 발달한 EU는 공연보상청구권의 도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공연보상청구권은 음식점 등 공공장소에서 음악을 틀면 가수 등 저작인접권자에게 보상금을 주는 제도다. 작은 음식점에서 무심코 음악을 들려주거나 버스에서 음악을 들려줘도 보상금을 내야 한다. 우리 측은 소규모 상인과 소비자 피해 때문에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EU는 또 지리적 표시(GI)의 보호 개념을 도입하되 보호 수준은 더 강화해야 한다면서 우리 측을 압박 중이다. GI는 '보성 녹차'처럼 농산물ㆍ포도주ㆍ증류주 등에 붙는 고유한 지역 이름을 뜻한다. 샴페인도 프랑스의 지역 이름에서 따왔다. 이 같은 지역 이름이 상표가 된 것을 함부로 도용하지 못하도록 보호하자는 게 EU의 주장이다. 이에 우리 측은 "원칙적으로는 동의한다"면서도 "보호 수준 강화에 대해서는 좀더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편 양측은 이날 협상에서 최혜국대우(MFN)를 협상 타결 이후 것만으로 한정하기로 합의했다. 또 정부조달은 민자사업의 경우 상호 차별하지 않기로 해 양측 지방정부 등이 발주하는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도 커졌다. 입력시간 : 2008/01/30 1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