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에 저당잡힌 학사모

대학생 고금리 대출 11만명·사채도 4만명이나
내주부터 전환대출 신청받아

11만명의 대학생들이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고 있고 대부업이나 사채를 이용하고 있는 대학생도 4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위원회는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학생 고금리 대출 이용 실태 점검 결과'를 내놓았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금융 당국이 대출 실태를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는 두 축으로 진행됐다. 먼저 전국 대학생 5,03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은행ㆍ보험ㆍ증권사와 장학재단을 제외한 저축은행ㆍ캐피털업체ㆍ대부업체 등에서 나간 대출은 고금리 대출로 분류했다. 대학생의 18.3%가 대출을 이용 중이고 3.7%는 고금리 대출 이용자라는 결과가 나왔다.

설문조사 이외에도 신용정보사(NICE)를 활용한 보완조사도 실시했다. 전국 대학생 298만명 가운데 112만명의 대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고금리 대출 보유자는 3.0%(3만3,000명)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와 보완조사를 토대로 추정한 결과 전국 대학생 가운데 11만명이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고 있고 대부업과 사채 이용 대학생은 3만9,000명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고금리 대출은 저금리에 비해 대출 잔액은 적고 금리는 크게 높았다. 실제로 고금리 대출 잔액은 평균 276만원선으로 저금리 대출 평균(599만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반면 고금리 대출의 평균은 20~30% 수준이었고 대부업과 사채는 30%를 넘었다. 저금리(3~5%) 대출자에 비해 많게는 10배가량의 금리를 내고 소액대출을 받고 있는 셈이다.

대출 용도를 보면 사고 등 급전 필요(42.5%)가 압도적이다. 등록금(27,4%)과 생활비(22.6%)가 뒤를 이었다. 대부업ㆍ사채 등에서 이뤄진 고금리 대출의 경우 급전 필요(57.1%)가 절반을 웃돌았다. 술값 등 유흥비나 사치성 소비를 위한 자금조달용 대출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 고금리 대출 중 부모에게 알리지 않은 대출은 36%나 됐다.

금융 당국은 오는 18일부터 시행하는 '청년ㆍ대학생 고금리 전환대출'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17개 은행이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기금(500억원)을 조성, 미소금융중앙재단에 기부하고 신용회복위원회가 이 돈을 지원 받아 저금리 대출을 해주는 식이다. 지원 대상은 전환대출 시행일 이전에 학자금 용도로 연 20% 이상의 대출을 받고 있고 신청일 현재 연체가 없는 대학(원)생이나 20~29세의 청년층이다. 대학생이 아닌 청년은 연소득이 2,000만원 이하인 사업자나 근로자, 기초생활수급자로 국한했다. 최근 1년 이내 신용관리 대상자에 등재된 적이 있거나 최근 6개월간 대출 연체일이 90일을 초과하면 전환대출을 이용할 수 없다.

대출금리는 각 은행이 자율로 결정하지만 기존 신용보증부 서민대출상품의 금리 수준인 6%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출 기간은 최장 7년 이내이고 원금균등분할 방식으로 상환하면 된다. 대출 금액은 1인당 1,000만원 이내이며 대학생 1,500억원, 청년 1,000억원 등 총 2,500억원 한도다. 대출은 시행일로부터 3년간 운용되며 제2금융권 상환계좌로 직접 지급된다. 조건에 해당하는 사람은 신용회복위원회 지부(사이버지부 포함)나 미소금융 지점에서 문의하고 신용회복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보증서를 발급 받을 수 있다. 보증서를 발급 받은 경우 지정된 은행에 방문해 전환대출을 신청하면 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