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시작된 화장품 세일 전쟁이 지속되면서'화장품 브랜드숍=365일 세일'이라는 이미지가 고착화되고 있다. 한 달에 1~2차례 상시 세일을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 사이에는 '제 값 주고 사면 바보'라는 인식이 자리할 정도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원브랜드숍들이 각종 데이, 기념 이벤트를 앞세워 일찌감치 폭탄 세일에 나서는가 하면 CJ올리브영 등 드러그스토어 등도 반 값 행사로 세일 전쟁에 가세했다.
더페이스샵은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지난 22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12일 동안 최대 50% 할인행사를 실시한다. 봄철 인기가 많은 미백 기능성 화장품 '스밈 광채 보습'5종, 자외선 차단제, 클렌징 전 제품은 반 값에 판다. 더페이스샵은 지난달에도 1~2월에 걸쳐 일주일간 전 품목 30%, 일부 품목 50% 할인 판매를 했다.
지난주까지 네이처리퍼블릭도 졸업과 입학 시즌을 맞아 5일간 멤버십 고객 대상으로 최대 50% 할인 판매했으며 에뛰드와 이니스프리도 전품목을 최대 30% 할인 가격으로 팔았다.
드러그스토어 업체들도 연초부터 반값 행사를 진행하며 화장품 세일 대열에 합류했다. 봄 시즌을 앞두고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CJ올리브영은 오는 28일까지 8,300여개 제품을 최대 50% 할인해주는 '올 뉴 세일'행사를 진행한다. 노세일 브랜드로 알려진 츠바키, 코티지, 오가닉스, 아벤느 등도 이번에 처음으로 할인 행사에 참여했다.
GS왓슨스도 창립 8주년을 기념해 오는 28일까지 150여개 브랜드, 총 5,000여 종의 상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여기에는 로레알, 세타필, DHC 등 유명 수입브랜드도 합류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화장품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점에서 반기는 입장이면서도 "이렇게 되면 정찰가는 의미 없는 것 아니냐"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직장인 이 모 씨는 "이제 브랜드숍 화장품을 제 돈 주고 사면 바가지를 쓴 기분"이라며 "결국 모든 브랜드숍의 멤버십 카드를 갖고 있으면 1년 내내 세일 가격으로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브랜드숍들이 세일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은 과당 경쟁 때문이다. 더페이스샵의 경우 지난해 처음 본격적으로 세일 경쟁에 나선 데 이어 올해 벌써 2개월 사이 19일 가량을 세일 기간으로 정함으로써 미샤와의 1, 2위 경쟁에 시동을 걸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기에 고가보다는 저가인 브랜드숍이 잘된다고는 하지만 불황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며 "경쟁사의 고객을 뺏아와야 되니 365일 세일 모드로 운영하게 되는 것"이라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