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형 전자회사들이 한때 애플과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기업들을 압도했으나 이제 그같은 세월은 옛 이야기가 되고 있으며, 다시는 오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고 미 경제전문지 포천 인터넷판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불과 20년전만해도 미국인들은 미국 경제를 서서히 침범해 오는 일본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일본의 경제 침략을 경고하는 범죄 스릴러 소설로 영화화됐던 ‘떠오르는 태양(Rising Sun)’ 뿐 아니라 캐럴 밴 울퍼렌의 ‘일본의 권력구조(Enigma of Japanese Power)’, 클라이드 프레스토위츠의 ‘거래소(Trading Places)’ 등 일본에 관한 다양한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지금 미국인들은 이들 책을 일본의 거대 전자회사들이 한때 혁신의 힘으로 누렸던 최전성기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가늠하는데만 이용하고 있을 뿐이다.
사실 이들 베스트셀러는 일본의 부상에 대한 경고는 있었지만 무엇이 잘못되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은 거의 없었다. 당시 일본 주식에 거품이 쌓이고 있었고 20년 가까이 디플레이션 상태였다. 또 일본 기업들도 소비자보다 무엇이 최선인지를 잘 알고 있다는 오만과 함께 정부 관료들과의 이해하기 힘든 친밀성 등이 존재했다.
미국에서는 그후 지금까지 부상하는 인터넷기술에 대한 벤처투자가들의 투자에 힘입어 구글과 페이스북 등이 거대기업으로 성장했으며 IBM과 애플은 새로운 시장에 과감히 몸을 던졌다.
무엇보다 기술적으로 일본을 침몰시킨 것은 인터넷, 특히 웹브라우저의 부상이었다고 포천은 지적했다. 일본의 거대기업들은 웹을 이해하지 못했으며, 흐름을 따라오기는 했지만 이를 선도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지 못했다.
게다가 일본 기업들은 80년대와 90년대 초 제품의 높은 질과 낮은 가격으로 부흥했지만 주식거품이 꺼진 후 생명줄과 같은 연구개발(R&D)비를 삭감했다.
그후 아이팟이 소니의 워크맨을 대체하고 일렉트로닉 아츠와 액티비전, 징가 등이 닌텐도와 세가를 제쳤다.주가도 급락, 소니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는 과거 5년간 72%나 급락했고 샤프와 파나소닉도 각각 76%, 66%나 하락했다. 특히 일본 기업들은 최근 IT업계의 주류인 스마트폰과 랩톱 부문에서 한번도 강점을 보이지 못하고 애플과 삼성전자에 시장을 내줬다.
포천은 과거 10여년간 일본에 있어 최악의 적은 미국의 반격 등이 아니라 자신이라는 것이 명확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