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BSI 조사기관마다 제각각

경영여건·계획 갈피 못잡아…한은 "상승세" 상의 "하락세"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조사기관마다 엇갈리고 있다. 이는 조사 시기나 대상 기업 등이 다른 탓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기업들이 앞으로 국내외 경기 여건이나 경영계획 수립 등에 대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9일 한국은행이 전국 2,929개 업체를 대상으로 지난 15~22일 조사한 ‘2006년 9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 업황BSI는 84로 전달보다 12포인트 상승, 6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은 BSI는 3월 91에서 4월 87, 5월 83, 6월 83, 7월 77로 하락을 거듭하다 8월에는 72로 2004년 12월(71) 이후 20개월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제조업의 10월 업황 전망BSI도 92로 전달보다 6포인트 상승했다. 업황 BSI가 100 미만이면 경기를 나쁘게 보는 기업이 좋게 보는 기업보다 더 많음을 뜻하고 100을 넘으면 그 반대이다. 반면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달 31일 올 4ㆍ4분기 BSI가 90으로 2분기 연속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3ㆍ4분기 BSI 실적치는 72로 2004년 4ㆍ4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날 발표된 전국경제인연합회의 9월 BSI는 107.7로 기준치인 100을 넘으며 전달(93.4)보다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차이는 우선 질문방식이나 시기, 조사 대상 기업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전경련은 매출 순위 600대 대기업을 조사하지만 한국은행은 국세청 신고 매출기준 30억원 이상의 2,900개 기업, 대한상의는 회원사인 1,485개의 기업이 조사 대상이다. 환율하락ㆍ유가안정 등의 경영변수에 대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의 체감 온도가 다르다 보니 BSI도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문제는 같은 중소기업을 조사하더라도 BSI는 정반대라는 점이다. 실제 한은 BSI의 경우 대기업의 업황BSI가 77에서 90으로 13포인트 올랐고 중소기업도 69에서 80으로 11포인트 상승했다. 수출기업은 83에서 89로, 내수기업도 66에서 81로 각각 올랐다. 이에 대해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경기 전망이 불확실할수록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전날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더라도 앞으로의 경기국면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전월보다 0.4%포인트 떨어져 지난 2월 이후 7개월 연속 하락했다. 하지만 산업생산지수는 전달에 비해선 3.7%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는 10.6%가 증가하며 실물경기의 혼조세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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