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 위기인가" 논란
업계 일각 D램값 폭락·투자소극들어 지적
『위기다.』『위기는 아니다.』
현대전자의 경영상황에 대한 엇갈린 평가와 주장이다. 한쪽에서는 위기론을 제기하며 강도높은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현대는 위기요인으로 지적되는 내용을 조목조목들어 이를 부정하고 있다.
◇위기론의 내용=D램가격의 하락, 취약한 원가경쟁력, TFT_LCD(박막액정표시장치)와 통신부문 적자, 차세대 투자의 지연 등이 꼽힌다. 현대는 D램가격의 하락에 따른 타격을 가장 많이 받는 회사라는 것.
일부에서는 64메가D램 1개당 총원가(제조원가+금융비용)가 삼성전자의 3달러 중반인데 비해 현대는 5달러 초반에 이른다고 지적한다. 제조원가가 삼성보다 높아 그만큼 가격하락에 취약하다는 것. TFT_LCD와 통신부문의 적자와 8조원에 이르는 부채도 짐이된다는 지적이다.
◇대조적인 투자전략=업계에서 지적하는 현대의 최대 위기요인으로 꼽히는 대목은 현대의 소극적인 투자.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 대목은 투자에 적극적인 삼성전자와 대조를 이루면서 「현대위기론」을 부추키는 요인이다. 삼성은 올해 반도체 투자를 5조5,000억원으로 당초 계획보다 늘리기로 했다. 특히 오는 2002년까지 온양에 1조8,000억원을 투자, 비메모리 전용 팹을 세운다는 계획도 갖고있다.
반면 현대는 올해 반도체 투자비를 매출액의 20~25%로 제한해 1조8,000억원으로 억제하는 대신 원가절감을 통한 수익성 높이기에 경영의 촛점을 맞추고 있다. 256MD램 이상을 생산할 12인치 웨이퍼 라인투자도 내년말이나 검토, 2002년 이후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신규투자보다 이천·청주공장의 설비보완과 업그레이드로 생산라인을 128M D램으로 전환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전자의 입장=『위기론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다. 64M D램의 원가는 4달러 중반으로 가격경쟁력이 있고, 2002년 이후에도 시장의 70~80%는 8인치 라인에 의해 공급될 것으로 보여 12인치 웨이퍼 투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게 현대의 판단이다. 부채는 지난해말(12조원)에서 8조원으로 줄였고, 부채비율도 140%여서 문제가 없다는게 현대의 설명.
삼성과 대조적인 투자와 관련, 현대는 『지금 상황에서 무리한 확장은 공급과잉을 초래할 수 있다』며 신중한 태도다.
『업체마다 전략이 다를 수 있다. 현대는 재무여건에 맞는 선에서 투자하고, 사업구조를 슬림화, 수익을 극대화하는게 목표다.』 위기론에 대한 현대의 반론이다./
강동호기자
입력시간 2000/10/09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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