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존경받는 기업·기업인 대상] 존경받는 글로벌 기업을 보니

끊임없는 혁신 '새경영기법' 도입
인재양성 아낌없는 투자·사회공헌 활동도 활발





‘GE가 생산한 최고의 발명품은 전구가 아니라 경영능력이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천은 최근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을 6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선정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도 아니고, 가장 수익을 많이 내지도 않지만 GE는 바로 ‘기업이 해야 할 일’을 꾸준히 펼치며 전세계에서 존경받는 기업의 위치를 굳건히 지켜내고 있다. 글로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수많은 기업들이 제 명을 채우지 못하고 하루아침에 사라지곤 한다. 최근 미국의 거대 자동차기업들이 대내외 경영여건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휘청이고 있는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때문에 요즘 글로벌 기업들의 화두는 단연 ‘지속가능한 경영’에 맞춰져 있다. 기업들이 적정한 이윤을 창출하는 것은 물론 사회공헌활동이나 주주 및 종업원 만족, 혁신활동 등을 두루 갖춰야 한다는 얘기다. 요즘 존경받는 기업은 아마도 모두의 꿈일 듯 하다. 그러나 그 꿈은 하루 아침에, 단기적인 노력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경영진의 부단한 의지와 혁신노력, 종업원들의 헌신성이 뒷받침돼야 비로서 가능한 일일 듯하다. ◇존경받는 기업이 경영지표 만든다=포천은 GE를 골프선수인 타이거 우즈와 비교했다. 지난 2003년 우즈는 PGA투어 메이저 대회에서 단 한차례 우승을 차지하지도 못했고 상금랭킹도 1위가 아니었지만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포천은 우즈의 기복 없는 성적이 올해의 선수 선정의 배경의 됐듯이 GE의 변함없는 경영능력과 인재양성, 혁신이 GE를 흔들리지 않는 존경 받는 기업으로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도 “GE를 강하게 만든 것은 내가 아니라 한 두해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수십년 간 알람을 울린 GE의 문화에 있다”고 말했다. GE가 존경 받는 기업의 대명사가 된 비결은 무엇보다 경영의 틀을 만들기 때문이다. 지난 100년간 GE가 만들어낸 경영기법은 세계 여러 기업들의 모범답안으로 자리 잡으며 GE를 기업인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기업으로 만들었다. 세계 최초로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하며 기업이 미래성장을 위한 자체 연구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심었다. 또 1930년에는 노조와 협력관계를 구축, 연기금과 이윤분배제(Profit Sharing)제도를 만들었 ‘협력적 노사관계’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했다. 이어 1950년대에는 GE의 경영 노하우를 담은 유명한 ‘블루북’을 내여 경영시스템을 정착시켰고 1960년대에는 ‘전략경영’ 개념을, 1980년대와 1990년대에는 리더십 개발에 관한 유명한 ‘식스 시그마’론도 GE에 의해 도입됐다. 지난 100여년간 줄곧 경영의 선도 역할을 해온 것이다. ◇끊임없는 혁신에 달렸다=마이크로소프트나 인텔이 존경받는 기업으로 각광받는 것은 단순히 경영기법을 만드는데 그치지 않고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이끌었다는 데 있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낡은 경영시스템을 과감하게 버리고 새로운 경영기법을 도입했다. 지난해 세계 소비자들의 마음을 확 사로잡았던 애플의 아이팟은 혁신제품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힐만하다. 스티브 잡스 애플 회장은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을 내놓아 대박을 터뜨렸다. 아이팟은 인터넷 사이트에서 음악파일을 간편하게 다운받아 이동 중에도 감상할 수 있다는 게 최대 강점이다. 애플이 운영하는 유료 음악사이트 ‘아이튠’은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온라인 매장으로 급성장할 만큼 애플을 제 2의 전성기에 올려놓았다. 잡스 회장은 당초 많은 이들이 아이팟의 성공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냈지만 자신의 창의력과 소비자들의 욕구를 정확히 읽어냈다. 과거의 타성에 매몰되지 않고 새로운 시각과 혁신적인 창조성을 앞세워 세상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최근 세계 1위의 자동차기업을 꿈꾸고 있는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변화도 놀랄 만하다. 포천은 “도요타 강점은 과거를 바탕으로 매사에 모든 변수를 검토하는 신중한 결정을 내리면서도 경쟁자를 따돌리기 위해서는 그 누구보다 공격적으로 돌변 하는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동양의 기업문화와 경영방식이 이제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도요타의 급부상은 우리에게도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인재양성에 미래를 건다=GE가 미래를 아낌없이 투자하는 부문이 인재양성이다. 철저하게 실적에 의해 평가되는 인사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가운데 자체적인 인재양성을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능성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잭 웰치 전 회장의 생각은 ‘아미레카 주식회사의 하버드 대학’이라고 불리는 글로벌 인재사관학교인 크로턴 빌을 만들었고 GE를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인재개발 회사’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미국의 투자자인 워런 버핏은 “GE에 대한 투자는 탄탄한 경영 노하우에 근거한 가능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같은 IT기업들은 인재 투자에 엄청난 자금을 쏟아부을 만큼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기업의 핵심경쟁력은 곧 인재라는 대전제 아래 우수한 두뇌를 끌어들이고 이들을 제대로 교육시키는데 회사의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뛰어난 인재가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회사를 등진다면 기업의 미래는 무덤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라는 한 경영학자의 말은 존경받는 기업이 갖춰야 할 덕목을 우리 모두에게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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