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 마련 기간 줄었다

2001년 하반기부터 집값이 엄청나게 뛰었으나 금리인하와 대출 활성화로 결혼 후 내 집을 장만하는 기간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교통부는 22일 국민주택기금을 위탁 운영하는 국민은행에 의뢰해 지난해 이 기금을 이용한 주택구입자 등을 상대로 주택금융 수요실태를 조사한 결과, 평균 내 집 마련 기간이 `결혼 후 7년`으로 2001년의 7.4년 보다 0.4년 줄었다고 밝혔다. 기간별로는 ▲2년 미만 19.7% ▲2~5년 32.4% ▲6~9년 23.2% ▲10~13년 12.7% ▲14년 이상 12% 등이었다. 내 집 마련 기간은 1996년 8.1년에서 97년 8년, 98년 7.7년, 99년 7.2년, 2000년 6.8년으로 점차 줄다가 집값 상승으로 2001년 7.4년으로 다시 늘었으나 지난해 최초주택구입자금 등이 도입, 관련 대출이 활성화되면서 7년으로 줄어든 것이다. 더욱이 집값이 계속 상승세를 탄 데다 금리마저 인하되자 실수요자들이 `빚을 내서라도 아예 집을 사버리자`는 분위기가 팽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집값이 많이 뛰었던 서울지역의 경우 내 집 마련 기간은 2000년 6.7년에서 2001년 7.9년으로 1.2년 늘어난 뒤 지난해 강북 6.8년, 강남 6.9년 등 평균 6.9년으로 1년이나 당겨진 반면 6대 광역시는 2000년 6.9년에서 2001년 7.4년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7.3년으로 줄어드는 데 그쳤다. 지난해 5개 신도시의 내 집 마련 기간은 6.5년, 지방도시는 6.6년이었다. 평당 구입가는 전국 평균이 99년 381만6,000원, 2000년 417만9,000원, 2001년 452만2,000원, 지난해 546만4,000원으로 계속 높아졌다. 서울은 99년부터 지난해까지 531만9,000원→540만원→610만원→750만7,000원으로 상향곡선을 그린 가운데 강북은 466만1,000원→520만9,000원→538만원→616만6,000원으로 완만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강남은 589만4,000원→565만원→682만원→906만5,000원으로 급상승했다. 한편 지난해 주택시장이 과열됐던 원인으로 저금리(21.1%), 부동산 투기(21%), 강남지역 과열(16.4%), 수도권 인구집중(13%) 등이 상위 순위에 오른 가운데 강북지역 거주자는 강남지역 과열(24.1%)을, 강남지역 거주자는 저금리(23%)를 가장 많이 지적해 대조를 보였다. 재산증식 수단 선호도도 전체적으로는 예금(47%), 부동산(43%), 제2금융권 상품(3%) 순이었으나 강북지역 및 6대 광역시 거주자는 예금(48.3%, 56.2%)을, 강남지역및 5개 신도시 거주자는 부동산(55.2%, 53.1%)을 각각 1위로 꼽았다. <이정배기자 ljb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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