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열린우리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사면론이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여야 모두 조속한 사면복권이 단행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국민들의 비판적 시각 때문에 아직 시기상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청와대는 일단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대사면 추진설’에 극히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면카드를 동원할 경우 정치적 논란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는데다 청와대가 전면에 나서면 정치적 계략이나 음모가 있는 것처럼 비쳐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1일 이와 관련, “여야 정치인 및 기업인에 대한 대사면은 먼저 깨끗한 정치제도가 완비되고 이를 국민 대다수가 납득, 공감대가 형성될 때에나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런 맥락에서 청와대는 사면은 조건이 성숙됐다 하더라도 국민여론이 우선적으로 감안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재인 시민사회수석은 “국민들이 사면에 대해 좋다면야 가능하지 않겠느냐”면서 “하지만 지금까지 청와대 내에서 논의된 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용철 법무비서관은 “사면은 양면성이 있는 만큼 충분한 설득력을 가질 때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라며 “결국 여론 등이 충분히 성숙됐는가 하는 판단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사면 복권론은 아직도 옥고를 치르고 있는 정대철 전 의원이나 최근 풀려난 노 대통령의 핵심측근 안희정씨 등의 처지를 생각한 당내 동료들이 개인적으로 언급한 것일 뿐 통일된 의사로 노 대통령에게 건의한 수준이 전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내년엔 국민통합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적절한 시기에 정치권의 요청을 받아들여 내년 하반기쯤 사면복권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받고 있다.
박 수석은 “내년이 노 대통령 취임 2주년이고 광복 60주년을 맞는 만큼 그냥 지나칠 수는 없지 않겠느냐”면서 “그런 당위적 측면에서 사면론이 나오는 것으로 본다”고 사면복권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그러나 “사면권은 어디까지나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며 “특히 정치인의경우 아직 재판이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면론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