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피싱 범죄 기승

7월 697건… 월평균 3배로 급증
돈 요구땐 전화로 직접 확인해야


잘 아는 사람인 척하며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돈을 요구하는 `메신저피싱' 범죄가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다. 6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7월 메신저피싱 피해신고 건수는 697건으로 상반기 월평균(232건)의 3배로 급증했다. 보이스피싱(음성전화를 이용한 금융사기) 피해신고는 올해 1월 420건, 2월 953건, 3월 1,068건으로 크게 증가했으나 그 이후 하락세로 반전해 4월 850건, 5월 654건, 6월 705건 등이었고 7월에는 메신저피싱 피해건수의 절반 수준인 386건으로 급감했다.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시민들의 경계가 심해지고 단속이 강화된 탓에 메신저피싱 범죄는 최근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우리 경찰서에는 8월에도 메신저피싱 신고가 보이스피싱 신고의 2∼3배에 달했다. 메신저피싱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지만 보이스피싱 피해는 차츰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2006년 중순부터 급증한 보이스피싱은 이제 `낡은 수법'이어서 쉽게 통하지 않는데다, 경찰의 지속적인 단속과 금융권의 예방 노력 등으로 피해가 감소할 개연성이 크다는 것. 그러나 메신저피싱은 범죄자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평소 메신저로 대화하던 친구라고 착각하고 방심하다가 속는 피해자들이 많다. 앉은 자리에서 인터넷 뱅킹으로 송금할 수 있는 점도 피해를 늘리는 요인이다. 경찰은 메신저피싱 피해를 막고자 8∼9월을 특별단속기간으로 정하고 업계와 협조해 `인증서' `카드' 등 단어가 입력되면 주의 메시지가 자동으로 뜨도록 하거나 메신저 이용자가 외국에서 접속했을 때 지역을 표시토록 하는 등 예방책을 마련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돈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받으면 반드시 당사자에게 전화로 직접 확인해야 하며, 평소에 메신저 비밀번호를 자주 변경하는 것이 좋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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