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우리-민주당 통합 언급 안해

한화갑 대표와 면담 "도청, 사실 아닌 것 억지로…" 불편한 심기

김대중 전 대통령이 16일 한화갑 민주당 대표를 면담한 자리에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통합에 대해서는 언급을 일절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자신의 재직 시절 국정원장을 지낸 임동원ㆍ신건씨가 구속된 데 대해 “사실이 아닌 것을 억지로 만들어내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병문안차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을 찾은 한 대표 등 지도부를 면담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유종필 대변인이 전했다. 유 대변인은 “통합론은 화제가 되지 않았고 통합론에 대한 이야기는 누구도 할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다만 통합론에 대해 사실상 ‘불가’ 입장을 밝힌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당당하게 정치를 해나가라. 민주당이 50년 걸어온 길이 있다”는 DJ의 발언을 이같이 해석한 것이다. 지난 8일 열린우리당 지도부와의 면담 자리에서 ‘전통 지지표 회복’을 강조한 것을 감안하면 통합에 대한 입장에 변화가 생긴 게 아니냐는 것. 김 전 대통령은 두 전직 국정원장이 구속된 데 대해서는 “대통령이 못하게 한 것을 국정원장이 어떻게 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지금 (검찰이) 무리한 일을 하는 것이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며 이번 구속이 부당하다는 뜻을 강조했다. 공개석상에서 이같이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현 정부와의 갈등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말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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