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상승, 1.2차 오일쇼크때와 다르다"최근의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1,2차 오일 쇼크 당시와는 다르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5일 낸 자료에서 최근의 국제유가 상승은 그 속도나 이에 따른 충격을 국내에서 흡수할 수 있는 능력 면에서 과거 1,2차 석유파동시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1차 오일쇼크 당시에는 1개월만에 국제유가가 약 3.9배로 올랐고 2차 오일쇼크때는 6개월만에 2.3배가 올랐지만 최근에는 1년6개월에 걸쳐 약 2.5배가 올라유가 상승기간이 길었다는 것이다.
환율도 1차 오일쇼크때 21.9%, 2차 오일쇼크때 36.5%가 상승하는 등 정부가 국제수지 방어를 위해 환율을 대폭 인상했으나 이번에는 지난해 3월 이후 9.5%나 하락했다, 이같은 환율 하락으로 국제유가 상승분을 상당부분 흡수, 원화기준 수입물가는74년과 80년에 각각 41.3%와 59.1%가 오른 반면 올해 1~8월에는 전년동기대비 9.6%상승하는데 그쳤다.
한국은행은 또 1,2차 오일쇼크 당시에는 국내 경기가 급속히 냉각됐으나 최근에는 실물지표가 견조한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산업생산과 수출도 높은 신장세를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외거래도 1,2차 오일쇼크때는 경상수지 적자규모가 국내총생산(GDP)대비 8~10% 수준에 달하고 총외채 대비 외환보유액 비율도 20% 수준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경상수지가 큰 폭의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외환보유액도 900억 달러로 총외채대비 64%나 돼 국제유가 상승의 충격흡수 능력이 높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1.2차 오일쇼크때 30%에 달하던 소비자물가상승률도 올해는 아직 3% 내외에 머물고 있고 경제구조 면에서도 개방화 진전과 유통구조 개선, 업체간 경쟁심화,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 등이 이루어져 물가상승을 억제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은 과거 석유파동 때는 세계경제가 급속히 침체됐지만 최근에는 호조를지속하는 등 상황이 많이 다르고 국내적으로도 경제운용 여건이 많이 개선됐다면서국제유가의 향방과 그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 적극 대처해 나가는 것은 필요하지만과도한 불안심리에 동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주종국기자입력시간 2000/09/25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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