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골프 기대주 노승열(21ㆍ타이틀리스트)은 올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성공적인 루키 시즌을 보냈다. 상금랭킹 42위로 2013 시즌 출전권을 가볍게 지켜낸 노승열은 특히 4월 텍사스 오픈부터 18개 대회를 연속 컷 통과해 내년으로 이어가게 됐다.
노승열은 5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세 차례나 캐디를 교체해 네 번째 캐디와 만나면서 안정된 경기를 펼치게 됐다는 뒷얘기를 공개했다.
스타트를 끊은 영국인 캐디는 고령으로 체력적인 한계가 있는 '약골 맨'이었다. 두 번째 캐디는 선수의 실수에 화를 삭이지 못하는 다혈질의 '버럭 맨'. 최악은 세 번째로 고용한 고분고분한 '예스 맨'이었다. 착하지만 묻는 말에 무조건 "OK"라고 답하는 성격은 경기력에 도움이 되지 않았고 노승열은 네 경기에서 세 차례나 컷오프됐다.
PGA 투어 선배 위창수(40)의 소개로 만난 지금의 캐디 마이크 베스터(미국)와 텍사스 오픈부터 호흡을 맞추면서 '노 컷' 행진을 펼쳤다. 베스터는 위창수와 양용은(40ㆍKB금융그룹)의 골프백을 멘 경험이 있어 한국 선수의 감정을 잘 파악한다는 설명이다.
노승열은 "선수가 모든 것을 결정해야 하지만 캐디의 역할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에 대해 "모든 골프코스를 처음 접해봤음에도 어느 정도 성적을 낸 것 같아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스스로 평가한 노승열은 "내년에는 마스터스에 처음으로 출전하고 투어 첫승도 거둘 수 있도록 열심히 훈련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