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ㆍ국정원 도청' 사건과 관련해 19일 오전 국가 최고의 정보기관에 대한 사상 초유의 압수수색이 이뤄진 탓에 서울 서초구내곡동 국정원 청사 주변에는 긴장감이 감돌았으나 압수수색에는 순순히 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정원 청사 앞에는 검찰 압수수색팀이 도착하기 10여분 전인 오전 8시50분께부터 국정원 직원 5명이 나와 대기하고 있었다.
국정원 직원들은 "압수수색팀이 언제 오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찰에서)온다는 건 아는데 (언제 오는지는) 모른다"며 구체적인 답을 피했다.
하지만 오전 9시4분께 갑자기 이들의 움직임이 부산해지기 시작했고 곧 이어 비상등을 깜빡이는 그랜저 승용차를 필두로 승합차와 승용차 등 7대가 국정원 정문 앞겹겹의 바리케이드 저편에 모습을 드러냈다.
국정원 직원들은 서울중앙지검 유재만 특수1부장과 검사 4명, 수사관 30여명 등으로 구성된 압수수색팀에 대한 별도의 신분확인절차 없이 미리 준비해둔 방문증을차량마다 1장씩 교부했고 검찰차량은 민원실을 거치지 않고 곧장 청사 안으로 직행했다.
검찰 압수수색팀은 정문 앞에서 차에서 따로 내려 국정원 직원들과 대화하거나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는 절차도 거치지 않아 이들이 정문을 통과하는 데는 30초도채 걸리지 않았다.
국정원 직원들은 압수수색팀의 청사 진입 장면을 촬영하려던 사진 기자들에게청사 건물은 찍지 말 것을 요구해 가벼운 승강이가 벌어졌다.
검찰 압수수색팀이 정문을 통과한 뒤에도 직원들은 기자가 국정원 건물을 보는것조차 부담스러워하며 민원실로 이끄는 등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