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합의 임금피크제 신규고용 효과 떨어져

청년실업 심화 소지 기업비용 부담은 늘어…신용보증기금 처럼 적용시기 55세 전후

금융권 합의 임금피크제 신규고용 효과 떨어져 청년실업 심화 소지 기업비용 부담은 늘어…신용보증기금 처럼 적용시기 55세 전후 • 금융권 정년 1년 연장등 임금피크제 도입 이번에 금융권 노사가 전격 합의한 임금피크제는 ‘고용연장형’으로 기존 방식과는 차이가 난다. 종신고용을 원칙으로 하는 일본에서 주로 도입하고 있는 제도이다. 신규고용보다는 종업원의 고용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금까지 신용보증기금과 대한전선 등 국내 개별기업에서 도입한 임금피크제는 ‘정년보장형’으로 정년을 늘리지 않고 임금을 조절해 고용을 보장하면서 신규채용도 늘리는 방식이다. 정부가 권고하고 있는 임금피크제 방안도 ‘정년보장형’으로 고용보장과 함께 청년실업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금융권 임금피크제, 고용유발 효과는 낮아=금융권 노사는 총액임금의 경우 58세 정년일 때에 맞추면서 정년을 59세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일본의 고용연장형 임금피크제의 경우 대부분 55세부터 임금을 깎기 시작해 정년을 맞추고 이후 계약직으로 다시 입사해 최고 65세까지 고용을 연장하는 방식이다. 금융권이 총액임금을 58세 정년일 때에 맞추면서 59세까지 1년 더 근무하도록 합의한 점에서 일본식과 유사하다. 문제는 고용연장형 임금피크제의 경우 신규 고용유발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임금의 조정은 있지만 각종 복지혜택은 예전 그대로 맞춰줘야 하기 때문에 비용부담이 늘어난다. 더군다나 명예퇴직 등 구조조정을 실시할 경우 종업원들의 정년이 연장된 만큼 위로금을 더 많이 지급해야 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더욱이 인건비 증가로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청년실업이 심화될 소지도 있다. 이는 지금까지 국내 개별사업장의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와는 다른 것이다.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의 경우 올해부터 임금피크제를 실시하면서 당초 2급 이상 60세이던 정년을 2급은 58세, 1급은 59세로 각각 2년과 1년 단축했다. 부두공단은 이를 통해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직원들의 임금을 1인당 약 1억원씩 절감, 이 돈으로 신규인력을 4명씩 채용할 수 있게 됐다. ◇임금피크제 적용시기, ‘55세 이전이냐, 그 이후냐’=현재 금융권이 임금피크제 도입기준으로 삼고 있는 곳은 신용보증기금이다. 신보 노사는 지난해 만55세가 되는 해에 정기인사에서 일반직원을 별정직원(업무지원)으로 전환하고 임금을 연차적으로 감소해나가는 데 합의했다. 별정직으로 전환된 직원들은 각각 채권추심업무와 5,000만원 이상 채권에 대한 소송업무, 신용조사업무 등을 수행하게 된다. 현재 신용보증기금의 근로자 수는 약 2,200여명으로 이 가운데 50세 이상 고령자 비율은 8.6% 수준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기관들도 신용보증기금에 맞춰 55세 전후에서 임금피크제 적용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노조측에서는 정년이 연장된 만큼 56세 이후에 임금피크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경영진은 55세 이전에 도입해야 비용절감 효과와 고용보장 효과를 동시에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인사담당자는 “임금피크제 적용시기가 50세 초반까지 낮아질 경우 현재 고참 지점장급들의 경우 내년부터 당장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적용시기를 언제로 결정할 것인가가 향후 노사협상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의준 기자 joyjune@sed.co.kr 입력시간 : 2004-07-23 17:09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