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 CEO] 정준양 포스코 회장

포스코의 미래 이끄는 '소통의 달인'
개방적 문화 통해 조직에 새바람… 블로그로 직원과 속내 주고받아


'제철보국'의 사명을 띠고 지난 68년 창립된 포스코는 43주년이 지난 현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철강회사로 발돋움했다. 연간 3,000만톤 이상의 철강제품을 생산하며 조강생산량 기준으로는 세계 3위지만 글로벌 경쟁력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자부한다. 세계적 철강전문 분석기관인 WSD(World Steel Dynamics)는 지난 6월 전세계 철강사 34개사를 대상으로 규모ㆍ기술력ㆍ수익성ㆍ원가절감 등 총 23개 항목을 평가한 결과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포스코를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로 선정하기도 했다. 포스코의 비약적인 성장의 중심에는 정준양 회장이 자리 매김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의 성장에 안주하지 않고 있다. 포스코가 세계적인 철강기업으로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이를 더욱 강화시키기 위한 발걸음을 계속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를 위한 경영이념으로 '열린 경영','창조 경영','환경 경영'을 제시했다. '열린 경영'은 이해관계자와 상생, 밸류체인과의 협력, 그리고 개방적 조직문화를 통해 소통과 신뢰를 확대해 나아가는 것이다. 정 회장은 열린 경영의 성공을 위해서는 상대방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는 '경청'의 열린 자세가 포스코의 모든 임직원에게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 회장은 취임 후 첫 근무지로 고객사를 찾아 경청하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이후 정기적으로 직원들과 조찬간담회 등 최고경영자(CEO)와의 대화 자리를 마련했음은 물론 CEO블로그를 만들어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창조 경영'은 기술 모방과 추격의 한계를 뛰어넘어 포스코 고유의 기술을 창조하는 것이다. 정 회장이 말하는 창조경영은 기존의 '월드 퍼스트(World First)', '월드 베스트(World Best)' 기술 개발과 더불어 창의적 사고를 통해 고객에게 가장 많이 판매할 수 있는 '월드 모스트(World Most)' 제품을 확보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고객가치의 창출을 지향하는 것으로 그는 기술ㆍ시장ㆍ고객에 대한 세밀한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정 회장은 '환경 경영'을 통해 에너지 다소비, 이산화탄소(CO2) 다량 배출이란 철강 산업의 한계를 극복할 것을 역설하고 있다. 포스코가 전력을 다해 연구 중인 수소환원법 등의 새로운 철강제조 프로세스를 통해 저탄소 녹색성장의 새로운 성장모델을 만들어 나아가는 것이 철강산업이 택해야 할 윤리라는 것이다. 정 회장은 또한 지난해 인수에 성공한 대우인터내셔널을 통해 포스코 철강본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패밀리사 동반성장을 위한 시너지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그 동안 축적해 온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중동ㆍ아프리카 등 미개척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판매채널을 확고히 구축하고 해외 자원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포스코의 원료 확보를 지원함을 물론, 마그네슘ㆍ리튬ㆍ티타늄 등 희소금속을 적극 확보해 포스코가 글로벌 종합 소재 공급사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는 데 기여할 방침이다. 한편 정 회장은 취임 이후 줄곧 경청과 토론을 중심으로 한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그리고 포스코에서 가장 필요한 달인은 소통의 달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소통과 신뢰'를 경영모토로 내세우고 있는 정 회장이 직원들과 가진 'CEO와의 열린 대화'에서 던진 말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소통의 달인이 되기 위해 필요한 습관 두 가지로 이메일 이용과 일기 쓰기를 들었다. 정 회장은 "평소 시간 여유가 부족하다는 부장들 중 몇몇이 직원들과 이메일을 했더니 도움이 된다고 말하더라"면서 "진심을 담아 이메일을 보냈더니 직원들이 답장도 하면서 서로 속마음을 더 잘 터놓게 됐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정 회장은 직원들과의 벽 없는 소통을 위한 창구로 CEO블로그를 활용해 임직원들과 자유로운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매월 'CEO와의 열린 대화'를 주최해 사내 전 부문 직원들의 현업에서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 He is ▦48년 수원 ▦서울사대부고, 서울대 공업교육 학사, 순천대 금속공학 석사 ▦2003년 포스코 광양제철소장 ▦2009년~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 ▦2009년~ 한국철강협회 회장 ▦2009년~ 국제철강협회 집행위원 ▦2009년~ 전경련 부회장 ▦2011년~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넥타이에도 용광로 무늬… 정통 엔지니어 CEO

●鄭회장의 포스코 사랑 현재 조강생산량 세계 3위, 연간 생산량 3,000만톤 이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글로벌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는 포스코와 정준양 회장과의 인연은 지난 1975년 공채 8기로 입사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정 회장은 입사 후 주로 현장에서 경력을 쌓으며 광양제철소 소장과 생산기술부문장 등을 역임, 사내외에서 가장 능력 있는 정통 엔지니어로 인정받았다. 그가 현장을 가장 잘아는 경영자로 정평이 난 것도 현장에서의 그의 경험이 밑받침됐다. 특히 정 회장이 쌓아 올린 제철소 경험과 엔지니어로서의 전문가적인 역량은 그가 포스코 회장으로 입지를 굳히는 데 커다란 힘이 돼주기도 했다. 하지만 그 역시 지금의 자리에 서기까지 결코 녹록치 않은 과정을 겪었다. 1999년 기술연구소 부소장으로 있던 그는 갑작스레 유럽연합(EU)사무소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현장에서 땀을 흘려온 엔지니어에게 해외사무소장 보직 발령은 이례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3년 뒤인 2002년 3월 광양제철소 부소장으로 임명되고 '상무대우' 타이틀을 달며 정 회장의 행보에 가속이 붙기 시작했다. 상무대우가 된 지 1년만인 2003년에는 광양제철소장으로 임명됐으며 이후 2009년 2월 포스코 회장으로 취임했다. 정 회장은 '포스코 3.0시대'를 공언하며 미래 전략의 키워드로 제시했다. 창업기인 포스코 1.0, 성장기인 포스코 2.0을 넘어 '포스코 3.0' 시대를 새롭게 열자는 것이다. '포스코 3.0'은 '창조적 혁신'으로 모방과 추격에서 탈피해 기술을 선도하는 위치에서 글로벌 초일류기업으로서 오는 2020년 매출액 200조원 달성은 물론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사랑 받는 100점 기업이 되는 발판을 마련하는 새로운 도약을 의미한다. 한편 정 회장은 넥타이를 맬 때면 항상 파란색 넥타이를 맨다. 일명 '포스코 블루' 넥타이다. 그 넥타이에는 철광석에서 쇳물을 뽑는 용광로, 용선(Iron)을 용강(Steel)으로 바꿔주는 전로, 두꺼운 슬라브를 얇게 만들어 주는 압연공정 그림이 있다. 정통 엔지니어 출신 최고경영자(CEO)로서 정 회장의 회사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는 넥타이자 그의 마음가짐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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