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장부 조작 주식투자자 손실 前대우임원들 배상해야"

위헌심판이후 첫 판결, 유사소송 줄이을듯

회계장부를 조작해 거짓 경영정보를 공시, 주식 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입힌 전 대우그룹 임원진에게 피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위헌심판 청구로 1년여 동안 대우그룹 분식회계 손배소 심리가 중단된 후 나온 첫 선고여서 향후 대우 관련 손배 판결과 유사소송이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대우그룹이 공중분해된데다 전 임직원 역시 거액을 배상할 능력이 없어 소송에 이긴다 해도 피해자들이 돈을 다 받아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박정헌 부장판사)는 30일 개인투자자 이모씨가 “분식회계 사실을 모르고 대우 주식에 손을 댔다가 손해만 봤다”며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등 임원 3명과 대우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ㆍ대우종합기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김 전 회장 등 임원 3명과 대우중공업은 9,700만여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 전 회장 등은 97ㆍ98년 회계연도 결산시 자산을 과대계상하고 당기순이익을 조작하는 등 허위 재무제표를 작성, 공시한 만큼 원고의 투자손실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대우중공업에서 분사한 대우조선해양과 대우종합기계의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이씨는 대우중공업 주식을 꾸준히 매매해오던 중 99년 10월께 대우그룹의 분식회계 사실이 알려져 주가가 폭락하자 허위 재무제표 공시로 손실을 입었다며 7억2,000만여원의 손배소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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