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가 한국까르푸 인수자로 결정되면서 관련주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인수에 실패한 롯데쇼핑은 하락한 반면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은 신세계는 급락장 속에서도 주가가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랜드의 까르푸 인수로 당분간은 할인점 부문에서 신세계의 독주체제가 유지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롯데쇼핑의 공격적인 투자가 예상돼 현재의 유통 구도가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주에 대한 주가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주식시장에서는 이랜드의 까르푸인수 소식으로 신세계 주가는 급락장에서도 전날보다 0.22% 오른 46만1,000원으로 마감, 6일째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롯데쇼핑주가는 2.84% 하락한 39만4,000원으로 장을 마쳐 3일만에 하락반전했다. 롯데쇼핑의 약세는 그동안 한국까르푸의 유력한 인수자로 신세계와의 격차를 줄일 것이란 기대감이 무산된데 따른 실망매물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새로 할인점을 지을 만한 곳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롯데로서는 까르푸를 인수해 새단장하는 것이 더 쉬운데 이게 무산되면서 신세계를 따라잡는데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민영상 CJ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단기간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오히려 인수자금 부담이 없어지면서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세계 입장에서는 롯데쇼핑이나 홈플러스의 인수시 예상되는 부담이 해소된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해 신세계 E마트의 할인점시장 점유율은 34%로 홈플러스(19%)나 롯데마트(14%)와 큰 격차를 보였다. 이번에 까르푸를 이랜드가 인수함으로써 기존의 할인점 구도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나홍석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이랜드가 까르푸를 의류복합 할인점으로 구축할 가능성이 높아 이럴 경우 신세계를 중심으로 한 기존 할인점 3강 구도는 더욱 확고하게 될 것”이라며 “신세계는 시장1위 지위를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유통주 주가는 신규출점을 통한 영업력 확대와 경영 효율성 제고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기영 SK증권 연구원은 “연초 공모를 통해 풍부한 자금을 쌓아온 롯데쇼핑은 마케팅 및 신규출점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랜드도 유통업의 노화우를 갖고 있는 만큼 신세계, 롯데쇼핑이 이를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을지도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민영상 연구원은 “신세계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4.0%, 12.2% 늘어나는 등 실적 호조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롯데쇼핑도 1분기 매출액이 2조2,65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8.67% 증가하고 영업이익도 12.8%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