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바라크 서방 권력 이양 요구 공식 거부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권력 이양 절차를 즉각 시작해야 한다는 미국, 유럽 등 서방 진영의 요구에 대해 2일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이집트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당장 권력을 이양하라는) 외국 당사자들의 요청은 거부됐다”고 밝혔다. 이집트 외무부는 “이 같은 요청은 현재 이집트 국내 상황을 선동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비판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9월 예정된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발표하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 유럽 각국 정상들은 다양한 외교적인 수사를 동원해 사실상 권력 이양에 즉각 나서라고 촉구했다. 한편 무바라크 대통령의 차기 대선 불출마 카드에 대해 반정부 시위대는 ‘즉각 퇴진’을 재촉구하고 나섰다. 이집트 야권의 주요 구심점 중 하나인 무슬림형제단은 이날 성명을 통해 "무바라크 정권을 끝내는 것 외에 대안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9월 이후 물러나겠다는 무바라크 대통령에게 ‘당장 물러나라’고 다시 한번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前) IAEA 사무총장도 이집트의 혼란 상황이 대량 학살극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면서 무바라크가 즉각 퇴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현 정권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공포 전술을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반정부 시위대도 무바라크 대통령이 하야할 때까지 타흐리르 광장을 떠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