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성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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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구 서경대학교 앞에서 도시락전문점 '한솥도시락'(www.hsd.co.kr)을 운영하는 홍성우(29) 사장은 20대의 젊은 나이에 직장생활 대신 창업을 선택했다.
하지만 자본이 넉넉한 것도 아니었고 사업 경험도 없었기 때문에 업종 선택에 신중을 기했다. 그때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 한솥도시락. 홍 사장은 "원래 한솥도시락을 즐겨 먹어 잘 알고 있던 브랜드인데다 별다른 노하우 없이 초보자도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그래도 신중하게 접근해야겠다는 생각에 바로 자기 점포를 내지 않고 가맹본사로부터 점포를 위탁받아 운영하는 위탁경영 점포를 선택했다.
시설비와 점포 임차비용 등으로 총 1억1,000만원이 든 점포지만 홍 사장이 투자한 비용은 위탁보증금 3,000만원이 전부. 나머지 비용은 본사가 투자했고 운영은 홍 사장이 직접 한다. 수익은 정해진 비율에 따라 나눈다.
대신 기존의 일반적인 한솥도시락 점포에 비해 매장 규모를 50% 정도 늘리고 인테리어도 고급스럽게 꾸몄다. 점포 안에 6석 정도의 좌석도 만들어 테이크아웃뿐만 아니라 매장에서도 식사가 가능하도록 했다.
나아가 도시락과 함께 판매가 가능한 음료수나 컵라면 등 추가 상품들을 갖춰 수익구조를 개선했다. 홍 사장은 "예쁘고 깔끔한 점포 이미지가 맛이나 품질에 대한 신뢰로 이어지고 있다"며 "아이와 함께 점포를 찾는 주부들도 많고 각종 행사를 위한 단체주문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음료수나 컵라면 판매를 통한 매출 확대 효과도 크다. 점포의 주 고객층인 학생들이 도시락을 사면서 음료수나 컵라면 등을 함께 구입하기 때문에 객단가가 상승하면서 자연히 매출 증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
홍 사장은 "가령 2,500원짜리 도시락을 사면서 500원짜리 음료수를 함께 구입하니 객단가가 종전에 비해 20% 정도 높아졌다"며 "도시락만 판매할 때보다 고객층도 다양해지고 수익구조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오픈해 두 달 정도 점포를 운영하면서 수익성에 확신이 생긴 홍 사장은 8월에 아예 점포를 인수했다. 그는 "학교 앞인데 방학 때에도 매출이 떨어지지 않는 것을 보고 수익성을 자신해 점포를 인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근처에 있는 외국어고등학교 학생들을 위해 점포 영업시간도 밤 10시까지로 1시간 연장했다. 홍 사장은 "야간 자율학습을 끝낸 학생들이 늦은 저녁을 먹으러 찾아왔다가 그냥 돌아갔다는 말을 듣고 영업시간을 늘렸다"며 "공부 끝내고 맛있게 도시락을 먹는 학생들을 보면 보람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홍 사장은 젊은 창업자답게 당장의 수익에 연연하기보다는 지역사회에 조금이나마 공헌할 수 있는 점포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이러한 꿈을 갖게 된 사연이 있다. 홍 사장의 점포에 매일 도시락을 사러 오는 초등학생이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엄마 없이 아빠와 둘이 살고 있었던 것. 홍 사장은 "아빠가 밥을 챙겨주지 못하니까 거의 매일 점심과 저녁을 도시락으로 해결했던 것"이라며 "순간 가슴이 뭉클해지고 더 맛있고 깨끗하고 정성을 담은 도시락을 만들어야겠다는 사명감이 생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