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9월에 미 달러화 표시 자산을 사상 최대 규모로 사들였다. 이를 반영해 달러화 랠리가 이어지고 있으며 16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가 엔화 및 유로화에 대해 각각 2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기관투자자 뿐만 아니라 민간 투자자들도 달러 표시 자산에 대한 매수규모를 늘리고 있어 당분간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 미 재무부 발표를 인용, 미 경제 성장과 지속적인 금리인상으로 9월 한달동안 미국에 순유입된 해외 자금이 1,019억달러로 전월보다 129억달러 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미 경제가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미국 주식에 대한 9월 외국인 순매수규모는 전월 39억달러에서 6배 이상 늘어난 246억달러로 껑충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동안 외국인의 미 회사채 순매수액도 전월 402억달러에서 511억달러로 늘었다.
이에 힘입어 뉴욕 외환시장에서 16일(현지시간)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장중 한때 119.57엔까지 올라 2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로화 대비 달러화 환율도 장중 2년래 최고치인 1.1646엔까지 수직 상승했다.
미 자산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늘어나고 있어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달러화 가치가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시에떼제너럴의 닐스 크리스텐센 분석가는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이번 주 안에 120엔 선을 뚫고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뱅크오브뉴욕의 마이클 울포크 외환 전략가는 “만약 외국인들이 달러화 표시자산을 계속 사들인다면 달러화 상승 랠리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자문사인 후지마키 재팬을 운영하는 후지마키 다케시 회장은 “미국과 일본 금리 격차가 벌어지면서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내년 말에는 15년래 최고치인 150엔대까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특히 민간 투자자들의 매수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기관 투자에 비해 시장 원리에 더 민감한 민간 투자가 늘고 있는 것은 미국이 탄탄한 경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는 관측이 시장에서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는 설명이다. 기존에는 주로 아시아 중앙은행 등이 과잉 달러 보유분을 처분하기 위해 달러 표시 자산을 매입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