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용품 업계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업계 '빅3'로 불리는 제로투세븐과 아가방앤컴퍼니, 보령메디앙스는 지난한해 브랜드 구조조정 등 안간힘을 썼지만 출산율 저하와 해외직구(직접구매)족 등장 등 시대 흐름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제로투세븐의 2013년 매출은 2,300억원으로 첫 업계 1위에 올랐던 2012년도 매출(2,472억원)에 비해 171억여원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122억원)대비 3분의 1 수준인 47억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감소세는 최근 3년간 계속되고 있다.
아가방앤컴퍼니도 상황은 비슷하다. 2011년 2,046억원이었던 매출은 2012년 2,030억원, 2013년1,945억원으로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영업이익도 102억원에서 49억원, 다시 39억원으로 급격하게 나빠졌다.
보령메디앙스는 더욱 심각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1,542억원에 영업손실 39억원을 기록하며 최근 3년간 영업적자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유아업체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주 원인은 낮은 출산율이다. 2013년에 태어난 신생아수는 43만6,000명으로 사상 두번째로 적었다. 전보다 아이들에게 쓰는 비용이 늘었다고 하더라도 시장 파이 자체가 줄어 매출에 타격을 입은 것이다. '황금 돼지띠' 영향으로 일시적인 출산 붐이 일었던 2008년엔 이들 업체의 매출이 전년대비 200억원~500억원 증가했던 점에 비춰봐도 출산율 영향을 짐작할 수 있다.
매출 감소의 또 다른 원인은 직구족의 증가다. 랄프로렌이나 갭과 같은 의류에서부터 스토케, 오르빗 등까지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는 이들이 늘면서 관련 상품의 국내 매출이 20~30% 떨어졌다고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때문에 최근 보령메디앙스는 수입브랜드인 오시코시와 카터스 사업을 접기도 했다.
'빅 3'는 안으로는 직구족의 영향을 덜 받는 참신한 브랜드를 내놓고, 밖으로는 중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장해 반전을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제로투세븐은 지난해 선보인 키즈 아웃도어 '섀르반'의 유통망을 확대중이며, 중국에 진출한 '알로앤루'은 매장 수를 200개 이상으로 늘렸다. 아가방앤컴퍼니는 지난해 중국 상하이 사무소를 추가 오픈했고 다음달초에는 프리미엄 유아복인 '에뜨와'를 상하이 유명 백화점에 선보일 예정이다. 보령메디앙스는 지난해 6월 중국 법인을 세워 현지화 전략을 고민하기 시작한데다 국내에선 스페인 완구 브랜드인 '이매지나리움'을 이달부터 선보이며 직구족의 공세에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