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반도체주 매각행진외국인투자가들의 반도체주 매각행진이 이어지고 있어 증시참여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투자가들은 지난 8월28일 이후 15일까지 삼성전자를 374만주(지분율 2.49%) 매각했고 현대전자도 9월 들어 18일까지 979만주(지분율 1.82%)나 시장에 내다 팔았다.
증권업계는 외국인투자가들의 반도체주 매각은 복합적인 요인들이 맞물려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본격적인 한국물 팔기(SELL KOREA)」보다는 「비중축소」로 해석하고 있다.
외국인의 반도체주 매각의 첫번째 이유는 반도체 경기정점에 대한 논쟁에 이은 반도체가격의 하락에 있다. 실제로 미국시장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반도체 경기논쟁 이후 하락세에 접어든 점도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해 준다.
다른 하나는 한국시장에 대한 불신감의 확산이다. CSFB의 서울은행 인수포기에 이어 포드의 대우자동차 인수포기 선언으로 한국정부의 구조조정 플랜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올들어 8월까지 11조원이 넘는 한국주식을 사들인 외국인투자가들이 9월 들어서만도 1조원이 넘는 주식을 내다팔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체이스 JF의 리서치 총괄 이건효 이사는 『20만원 전후의 삼성전자 주가는 저평가상태로 볼 수 있다』며 『외국인이 장부상의 가치보다 낮은 시장가격으로 삼성전자를 내다팔 가능성은 적다』고 밝혔다.
실제로 19일 외국인투자가들은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를 순매수해 삼성전자는 20만원대를 회복했고 현대전자도 5%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증시관계자들은 향후 반도체주 주가움직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재료로 「반도체 가격동향」을 꼽고 있다.
16M D램 가격이 7달러선까지 급락했지만 4분기에 들어서면 반도체 연말특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반도체가격의 반등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텔의 신제품 출시가 다시 추진될 가능성도 이러한 연말특수에 대한 기대감을 다시 살려놓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전문가들은 반도체경기가 다시 상승싸이클로 진입한다고 보지 않기 때문에 4분기의 반도체 가격동향은 어디까지나 반등의 범주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주의 현재 가격대가 바닥권이라는 공감대를 얻기 시작하면서도 추가적인 상승이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영훈기자DUBBCHO@SED.CO.KR
입력시간 2000/09/19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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