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美, '총론' 합의불구 제재수위 시각차 여전

■ 中·美 외무장관 회담
美 '제재' 에 무게중심…中 "외교적 해결" 강조
화물검색·금융제재강화 수준·방법도 이견 보여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리자오싱 중국 외무장관의 회담은 ‘6자 회담 지지’와 ‘북한의 복귀를 위한 외교적 노력’이라는 총론에 합의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하나 된 모습’을 보여줬다는 의미를 갖는다. 특히 탕자쉬안 특사 방북 이후 양측 모두 이전에 비해 ‘대화’의 중요성을 한층 강조하는 등 서로를 압박하지 않으려는 노력을 보였다. 하지만 총론적 합의에도 불구하고 세부적으로 미국은 북한의 무조건적인 6자 회담 복귀와 제재 강화를 주장한 반면 중국은 평화적 해결을 모색하며 ‘냉정’을 강조하면서 시각차를 드러내기도 했다. ◇미중 외교적 해결 공동모색=20일 열린 양국 외무장관회담에서는 북한의 핵실험이 매우 심각한 도전행위이며 북한이 6자 회담에 복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에선 의견일치를 보았다.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의지를 과시하고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북한으로 하여금 ‘핵 포기만이 살 길’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일부에서는 미국이 탕 특사 방북을 계기로 어느 정도 유연한 자세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실제 톰 케이시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안보리 결의 이행을 놓고 많은 논의가 오가고 있지만 실제 이행을 위해서는 많은 세부 사항들이 해결돼야 한다”며 “각국의 입장은 약간씩 다르고, 약간씩 일을 다르게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합의’는 없고 ‘논의’만 있다=그러나 라이스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합의(agree)’ 대신 ‘논의(discuss)’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양국 외무장관이 회담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실제 라이스 장관은 북한이 6자 회담에 ‘무조건이고 즉각적’으로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리 장관은 ‘평화적 해결’에 무게중심을 뒀다. 미국이 ‘제재’에 무게중심을 둔 반면 중국은 ‘외교적 해결’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이는 또 탕 중국 특사의 방북 성과 평가에 대한 시각차를 의미하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러한 입장차는 회담 전부터 예상됐다. 교도통신은 중국이 미국에 대해 북한을 6자 회담에 복귀시키기 위해서는 미국이 앞장서야 한다며 이른 시간 내에 ‘북미 직접 접촉’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미국은 ‘6자 회담은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실제 미 국무부의 한 관계자는 한국을 떠나기 전 “(탕 특사의 방북으로) 돌파구가 마련될 것 같지는 않다”고 지적하고 “북한 지도자가 탕 특사를 24시간 기다리게 했다는 것은 불길한 징후”라며 방북 성과에 회의적인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미국 ‘제재 강화’, 중국 ‘냉정 대처’=화물검색 등 유엔 결의에 따른 대북제재에도 시각차가 느껴진다. 실제 양측은 기자회견에서 제재에 대한 방법이나 수준,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만큼 제재에 대해 양측의 이견이 컸다는 점을 의미한다. 라이스 장관은 한국ㆍ일본과 마찬가지로 ‘위험한 불법물질의 거래를 막기 위해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도 유엔의 회원국이며 결의안에 찬성한 만큼 그 의무를 이행한다고 강조했다. 라이스 장관은 동북아 4개국 순방 전에도 미국에서 “중국도 유엔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나는 그들이 의무를 이행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해 대북 제재안의 이행에 대해 압박을 가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리 장관은 이에 대해 “주변 당사자들 모두가 냉정을 찾고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사실상 미국의 제재 강화 동참 여부를 거부한 것이다. 현재 단둥 등에서 화물검색과 금융제재를 강화하는 등 ‘적절한 수준’에서 ‘면피용 제재’를 하고 있는 만큼 더이상 나아가기는 힘들 것이라는 의사를 밝힌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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