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2년생 김비오(20ㆍ넥슨)가 만성 심장질환을 이겨내고 생애 첫 우승을 수확했다.
김비오는 8일 제주 오라CC 동서코스(파72ㆍ7,086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SBS투어 조니워커오픈(총상금 3억원)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에 이글 1개를 작렬시켜 5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를 기록한 김비오는 박도규(40) 등 3명의 공동 2위를 6타 차로 제치고 여유 있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지난해 프로로 전향, 일본에서 먼저 투어 활동을 시작한 뒤 올해 코리안투어로 무대를 옮긴 김비오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던 선수. 국가대표로 활약했고 2008년에는 한국과 일본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아마추어선수권대회를 동시에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불규칙해지는 질환인 부정맥이 발견돼 수술을 받았던 그는 최근에도 심장이 빨리 뛰거나 어지럼증 등의 증상을 겪고 있다. 전날 3라운드 경기 도중에는 드라이버 샷을 날린 뒤 가슴 통증으로 그 자리에 주저 앉기도 했다.
국내에서의 첫 시즌을 맞은 올해 4월 토마토저축은행오픈 5위, 6월 동부화재 프로미 군산CC오픈 4위 등으로 정상 고지에 다가서던 김비오는 첫 우승으로 6,000만원의 상금을 받아 28위였던 상금랭킹을 10위(9,817만원)로 끌어 올렸다.
2라운드부터 선두 자리를 꿰찬 김비오는 이후 한번도 추월을 허용하지 않고 정상까지 치달았다. 이날 7번홀까지 3타를 줄여 5~6타 리드를 유지하던 그는 11번홀(파5) 버디를 14번홀(파4) 보기로 맞바꿨으나 이어진 15번홀(파5)에서 아이언으로 친 두번째 샷을 홀 1m 옆에 붙이며 이글로 연결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최종 라운드에서 움츠러들던 약점도 날려 버리고 ‘강심장’으로 거듭났다. 이번 대회 전까지 4라운드 평균 스코어가 75.0타(시즌 평균 71.0타)로 치솟았던 그였다.
김비오의 독주 양상 속에 치열했던 2위 경쟁에서는 박도규와 이민창(23ㆍ동아회원권), 국가대표 아마추어 윤정호(19ㆍ부산외대)가 공동 2위(14언더파)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시즌 상금랭킹 2위 배상문(24ㆍ키움증권)은 공동 33위(5언더파)로 대회를 마쳤고 상금랭킹 1위 김대현(22ㆍ하이트)은 이번 시즌 가장 나쁜 성적인 공동 60위(이븐파)에 머물렀다. 김비오의 우승으로 올해 KPGA투어에서도 9번째 대회까지 2승 기록자가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