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업무보고 시작 내용 관심

경기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는 가운데 계절은 어김없이 봄을 맞고 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고사성어가 딱 들어맞는 것 같다. 얼어붙은 경제는 도무지 해동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환율은 치솟고 주식시장도 곤두박질을 계속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주식매입을 늘리고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가 자사주매입 소각 등 시장 안정을 위해 애쓰고 있지만 시장의 불안심리는 여전하다. 이번 주의 관심사는 다섯 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첫째와 두번째는 미국-이라크간 전운의 향방과 북핵 문제의 진전이라는 대외 변수. 국내 현안은 정부 각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와 토론식으로 진행될 국무회의, 여야 및 정부간의 경제대책협의회, 정부와 경제단체와의 접촉 등이다. 10일 재정경제부를 필두로 시작될 정부 각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가 주목된다. 정권인수와 조각 과정에서 알려진 새 정부의 국정 운영방향이 보다 정제된 상태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번 주에는 12일 기획예산처, 14일 농림부, 15일 국방부로 일정이 잡혀 있다. 해당 부처의 장관이 주도하던 업무보고의 형식이 이전과 는 달리 기획관리실장이 사회를 맡고 차관보가 주로 설명하며 참석ㆍ배석자 전체가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국방부를 제외한 전부처의 업무보고가 공개될 예정이다. 국무회의 역시 예전과 다른 각도에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은 가계부채,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 실현방안 등 주제를 놓고 토론 위주로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와 재계의 잇단 접촉도 다소 흐트러진 내부 전열을 가다듬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야정 경제대책협의회(13일 국회)와 경제부총리와 경제4단체장 간담회(13일, 코엑스), 국무총리 경제단체장 오찬간담회(10일) 등을 통해 재계는 새 정부의 개혁정책에 협조할 뜻을 밝힐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섯 가지 현안 외에 이번주중 단행될 정부 각부처의 차관보급(1급) 인사도 관심거리다. 부처마다 사정이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승진기회가 적어 공무원 사회는 숨죽이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됐지만 머릿 속에는 지난 일요일의 `파격`이 여전히 남아 있다. 헌정사상 처음인 대통령과 검사들의 공개면담 같은 파격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권홍우기자 hong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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