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단임제로 9명이 한꺼번에 임명된 뒤 임기가 끝날때도 전원이 일괄사직하는 현 방송위원 임면방식을 3분의 1씩 교체하거나 프랑스처럼 아예 6년으로 늘리는 등 구조적인 변화를 꾀해야 됩니다.” 3년 임기를 마치고 본업인 학계로 돌아간 이효성 전 방송위원회 부위원장(현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은 “‘언론의 자유’을 맘껏 누릴 수 있는 언론학자로 돌아왔으니 소신 발언을 좀 해야 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방송위 사무처 노조의 반대로 3기 방송위원들이 임명(14일)뒤 보름넘게 방송위 청사 주변만 맴돌았던 현실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달라는 주문에서 나온 답변이다. -3년만에 학계로 복귀한 소감은. ▦아이 엠 프리(I am free)다. 책도 맘껏 읽고, 강의 준비도 하고 그렇게 보내고 있다. 다만 지난 3년간 방송을 최일선에서 다뤘던 소중한 경험을 사장 시키는 것도 사회에 대한 기만일 수 있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방송통신 융합기구를 만드는 논의과정에도 적극참여해 제대로 방향을 잡아 나가는데 자양분이 되고 싶다는 의욕도 갖고 있다. -신임 방송위원들이 ‘역시나’ 출근저지를 당해 호텔집무를 봐야 됐다. 악습을 피할 구조적인 해결책은 없는가. ▦방송위가 정치적 영향력이 막강한 방송시장을 다루는 조직인 만큼 이해당사자들이 많다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 아닌가 싶다. 다만 현행 방송위원 3년 임기는 너무 짧다. 개인적인 경험상 초기 6개월은 업무 파악, 마지막 6개월은 레임덕이다. 기껏 2년 밖에 일하지 못하는 구조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신설돼도 방송위원 임기를 프랑스처럼 6년으로 늘리거나 9명의 위원중 1년마다 3명씩 교체하는 방안 등을 진중히 고려해야 한다. 지금 구조로는 전임 위원들의 경험 전수나 훈수도 못하는 구조다. 자칫 연임을 노린다는 비판이 무서워 안에 있을 때는 제대로 목소리를 못낸 부분이지만 지금은 가장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부분중 하나다.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가 출범했는데, 벤치마킹할 방송통신위원회 모델을 추천해달라. ▦방송위는 정책과 규제 및 인허가권까지 모두 갖는 미국 FCC(연방통신위원회)모델을, 정보통신부는 정책은 정통부가, 방송통신위원회는 심의위주의 기구로 개편하는 이른바 이원화 모델을 구상하면서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통부 안대로 가면 방송위의 위상이, 방송위 안대로 가면 정통부 위상 약화가 불가피하니 접점이 힘들다. 결국 제3의 중재기구가 풀어줘야 할 해답인데 방송통신융합 추진위가 이 역할을 해주지 않겠나. -방송의 ‘속살’까지 보고 오셨을 텐데, 남기고 싶은 말은 없는가. ▦방송은 철도, 전기처럼 국가기간산업 성격이 강해 기본적으로 독과점 체제를 유지해왔다. 반면 외부현실은 경쟁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 쪽으로 가고 있고, 이에 저항하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변해야 산다. 변화방식도 상황에 끌려가는 네거티브가 아니라 길목에서 지키고 노리는 파지티브 방식으로 변해야 한다. 누구나 다 아는 거지만 아직은 충분하지는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