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불법 수익을 몰수ㆍ추징하는 ‘범죄수익 환수팀’을 가동한 지난해 불법수익 환수 규모가 전년보다 80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검찰의 범죄수익 환수금액이 2005년 29억2,052억원에서 지난해에는 82배 가량 늘어난 2,383억6000여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사행성 게임비리, 이른바 ‘바다 이야기’ 수사 등으로 수익 환수 규모가 늘어난 탓도 있지만 범죄수익 환수팀이 설치되면서 계좌추적 등 은닉재산을 보다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환수하는 시스템이 작동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국을 도박장으로 만든 사행성 오락인 ‘바다이야기’ 수사가 대대적으로 진행됐던 지난해 전국 일선 검찰청에서 범죄수익 환수ㆍ보전 작업을 벌인 결과 예금ㆍ부동산 등 총 519건, 2,383억6000여만의 범죄수익을 환수했다. 범죄수익을 사건별로 구분하면 ‘바다이야기’ 수사 과정에서 1,900여억원이 추징 보전됐고 회계법인 대표를 로비스트로 내세웠던 현대차그룹의 계열사 부채탕감 비리 사건과 관련해 41억6000만원이 추징됐다.
또 조직폭력배가 운영하는 불법 카지노바 운영자가 발행한 무기명 양도성 예금증서(CD) 22억원을 기소 전에 몰수했고, 뇌물을 받은 재개발조합 고문이 명의신탁 방식으로 숨겨놓은 재산 10억원을 찾아내 추징했다.
범죄수익 환수ㆍ보전 성과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은 수사 과정에서 발견된 범죄수익을 몰수ㆍ추징하는 데 그쳤던 관행에서 벗어나 범죄수익 환수팀을 중심으로 자금세탁 수사를 한층 강화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범죄수익 환수팀은 불법자금 환수를 위한 일선 청의 계좌추적 및 돈세탁 범죄 수사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범죄수익 환수에 직접 나서거나 환수 업무에 대한 지휘 및 자문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뇌물ㆍ알선수재ㆍ불법정치자금 등 전형적인 ‘검은돈 거래’ 사건뿐 아니라 주가조작ㆍ회삿돈 횡령ㆍ마약밀매ㆍ불량식품 판매 등 범죄수익 규제법이 적용되는 사건들의 범죄수익을 폭넓게 환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