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銀 대출금리 기준 '코리보'로 전격 교체

8월부터… 은행권 최초 CD금리 대신 채택

기업은행이 오는 8월부터 변동금리형 대출의 금리 산정 기준을 코리보(KORIBOR)로 바꾼다. 코리보는 국내 은행간 단기 기준 금리를 의미한다. 국내 은행들은 그동안 변동금리형 대출의 기준을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나 이를 반영해 은행이 만든 금리(내부금리)를 사용해왔는데 변동금리 기준을 코리보로 바꾸기는 기업은행이 처음이다. 20일 기업은행은 내부금리를 적용하던 변동금리 대출의 기준을 코리보로 변경하기로 하고 금리체계를 바꾼 신상품의 약관 승인을 금융감독원에 신청했다. 약관에는 대출금리의 기준을 내부금리 3월물에서 코리보 3월ㆍ6월ㆍ12월물로 변경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기업은행은 금감원의 심사 결과가 통보되면 8월부터 변동금리형 대출상품의 기준을 코리보로 교체할 예정이다. 기업은행이 대출기준 금리를 변경해도 CD금리와 코리보 사이에 금리 차이가 근소해 대출고객들이 이에 따른 이자부담 또는 혜택이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코리보 3개월물 금리는 4.62%로 CD 3개월물 4.64%와 비슷한 수준이다. 기업은행이 대출금리의 기준을 코리보로 변경하기로 한 것은 지금까지 사용해온 내부금리의 산출체계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많았던데다 시장금리의 지표로 쓰이는 CD금리의 대표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콜금리 인상 후 CD금리 역시 급등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크게 오른 것도 기준 변경의 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용 기업은행 여신기획부 팀장은 “대출금리 산출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기준 금리를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앞으로 CD실명제가 정착되면 물량이 크게 줄어 단기자금 시장의 지표금리로서의 기능을 상실, 대출 기준으로 사용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출금리 기준 변경과 관련, 은행권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부정적 견해의 전문가들은 CD금리가 지표금리 기능을 잃어가고 있지만 코리보를 대체금리로 단정하기는 아직 힘들다고 설명한다. 하나은행의 한 관계자는 “CD실명제 후 물량이 줄어들면 CD금리가 제 역할을 하기 힘들 것”이라며 “하지만 코리보가 영국의 리보(LIBOR)처럼 단기자금 시장을 제대로 반영하는 기능을 하고 있는지, 또 새로운 금리체계에 대한 고객들의 거부감을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지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코리보(KORIBOR)=런던 은행간 단기자금 거래 금리인 리보(LIBOR)를 본떠 만든 국내 은행간 단기금리다. 2004년 7월부터 14개 은행의 기간별 금리를 통합해 매일 산출, 고시한다. 그러나 국내 은행간 자금거래가 없기 때문에 개념상으로만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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