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수임건수 감소속 법인소속 25%늘어변호사들의 1인당 사건 수임이 매년 감소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변호사 수의 증가에 따라 사건이 분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가 발간하는 '시민과 변호사' 최근호에 따르면 96년 이후 사법시험 정원 확대에 따라 최근 수년간 변호사 숫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1인당 평균 수임 건수는 지난 97년부터 계속해서 줄어 지난해에는 41.5건에 불과했다.
또 변호사들은 단독개업 보다는 법무법인을 통한 변호사활동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변호사 한명이 민사, 형사, 가사, 행정 등 만물 박사식으로 사건을 해결하기 보다는 전문화된 사건해결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는 98년 606명에서 올들어 1,058명으로 늘었고 98년 75개였던 법무법인도 올해 109개로 증가, 2월말 현재 대한변호사협회에 등록 변호사 4,515명 중 25.9%인 1,172명이 법무법인에 소속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변호사 업계의 현실을 반영 하듯이 지난 해 연수원을 수료, 개인 변호사 사무실을 냈다가 올 초 모 법무법인으로 옮긴 한 변호사는 지난 1년간의 어려움을 털어 놓았다.
고지환 변호사(42ㆍ사시37회)는 "사건 수임에는 판검사 출신인지가 중요하며 간신히 수임한 사건도 돈이 제때에 들어 오지 않는 경우가 많아 집에 생활비를 가져가지 못하는 달도 있었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또 "선배 변호사들이 어렵지 않게 준비하는 준비서면이나 소장이 숙달되지 않은 초보 변호사에게는 굉장히 힘든 일 이었다"며 홀로서기의 어려움을 밝혔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율촌의 강희철(45ㆍ사시21회)변호사는 "이제 변호사 업계는 싫든 좋든 수요와 공급에 따른 경제 원칙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선진국의 예에서 보듯이 앞으로 이 원칙은 더욱 철저히 적용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몇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강변호사는 "변호사에 대한 존경과 이에 따른 보수는 변호사가 어려운 시험을 합격했다거나 화려한 법원, 검찰 경력을 가졌다고 해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송무 분야 이외의 다른 전문 분야를 개발할 것, 법무법인이나 합동 법률사무소 형태의 사무실을 운영하며 서로 모자라는 점을 보완하고 자극을 받으면서 발전을 꾀할 것, 정부나 기업체, 노동ㆍ시민단체 등 새로운 분야에 활발히 진출 할 것 등을 제안했다.
김정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