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일 출범하는 민선 5기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민의 바람은 지역 살림살이라는 지방자치 본연의 업무에 최선을 다해달라는 것이다. 16명의 광역단체장과 228명의 기초단체장 등 모두 3,843명의 단체장 및 의원, 16개 시도별 교육감과 82명의 교육위원들은 지방자치의 취지를 다시 한번 새기고 주민과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각오로 업무에 임해야 한다.
이번 지자체의 경우 야당이 대거 진출함에 따라 순탄하게 굴러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많이 나오고 있다. 자치단체 내에서는 물론 중앙정부와도 상당한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없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단체장과 지방의회의 다수당이 다른 곳이 많아 주요 현안이나 정책을 둘러싸고 대립과 갈등이 증폭될 공산이 크다. 주민과 지역발전은 뒷전인 채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정략적 판단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지방자치가 국회처럼 정치싸움의 장으로 전락할 우려도 있다. 단체장이 바뀐 일부 지자체에서는 벌써 전임자의 주요 정책은 물론 국책사업마저 충분한 검토를 거치지 않은 채 덮어놓고 흔들거나 중단하려는 경우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이유로 무조건 반대를 일삼거나 중앙정부와 맞서려는 자세는 지자체 본연의 책무에도 어긋날뿐더러 경우에 따라서는 월권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지양돼야 한다. 지방자치 파행과 갈등의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과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따질 것은 따지고 견제할 것은 견제하되 민선 5기 지방자치에서는 주민을 위한 건전한 자치제도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협력과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번 자치단체장들은 지역 주민과의 소통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그동안 많은 단체장들이 선출직이라는 위치를 악용해 포퓰리즘으로 흐르고 혈세를 낭비하는 사례들이 적지 않았다. 호화청사, 주민의 삶의 질이나 지역발전과는 무관한 전시용 사업에 열을 올리는가 하면 심지어 이권에 개입하거나 토착비리 등을 저질러 부정부패의 온상이라는 지탄을 받기도 했다. '지방자치 망국론'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민선 5기 지자체는 잘못된 관행과 타성에서 벗어나 주민과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참된 지방자치의 꽃을 피우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