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상승세 탄력 받을듯

중국등 매입규모 급증속 유럽 연간 매각량 20% 줄이기로
일부 국가 매각 의사없어 합의 지켜질지 의문도



최근의 금 상승세가 앞으로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유럽 중앙은행들이 향후 금 매각 량을 예상보다 줄이고 중국 등은 반대로 금 매입량을 늘려가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 최근 금 상승세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유럽중앙은행(ECB) 및 역내 중앙은행들이 보유한 금의 매각 규모를 줄임에 따라 앞으로 금값 상승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CBGA는 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연간 매도량을 400톤 미만으로 규정해 앞으로 5년간 총 매각량이 2,000톤을 넘지 않도록 할 것"이며 "회원은행간 협의된 절차를 통해 이전 협정의 시한이 종료되는 올해 9월 27부터 매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CBGA가 이번에 정한 연간 매도량 400톤은 지난 5년간 정한 규모인 500톤보다 20% 줄어든 것이다. CBGA는 또 "새로운 매각 기준은 국제통화기금(IMF)의 계획(403톤 매각)과도 보조를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중앙은행(ECB) 및 스웨덴, 스위스 등의 중앙은행들은 매년 주기적으로 '중앙은행간 금매각 협정(CBGA)'을 통해 적정 금 보유량을 체크하고 금 매각량의 상한선을 정한다. 올 2월 1,000달러를 넘기도 한 국제 금값(뉴욕상품거래소 1개월선물 기준)은 이후 하락세에 진입해 지난 4월 867.40달러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반등에 성공, 4개월여만에 10% 넘게 오르며 8월 7일 현재 957.3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와 관련, FT는 "금 가격 결정에는 소비자들의 보석 수요, 투자자들의 투자 패턴, 보석광물의 생산량 등의 요소가 더 중요하다"고 전제하면서도 "중앙은행 등 공적 기구의 움직임도 금 시장에 중요한 심리적 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다. 특히 "아직 국제금융시장의 불안감이 남아 있어 앞으로 국제 금 시장은 각국 중앙은행들의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UBS 런던의 존 리드 귀금속 투자전략가는 "유럽 중앙은행들이 매도량 상한을 낮춘 것은 앞으로 금 가격 상승에 부분적으로나마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금 시장 거래인들 사이에서는 앞으로 5년간 중앙은행들이 합의한 대로 금 2,000톤을 매각할 수 있을지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고 FT는 전했다. 오직 유럽중앙은행(ECB)과 프랑스 중앙은행 정도만이 실제 금 매각에 나설 것으로 보일 뿐 다른 중앙은행들은 금 매각 합의를 제대로 지킬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독일과 이탈리아 중앙은행은 현재로선 보유한 금을 매각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면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연간 금 매각 상한선(400톤)을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실제로 CBGA의 작년 금 매도량 상한은 500톤이었지만 실제 매각 규모는 200톤이 채 되지 않았다. 귀금속 전문 컨설팅사인 영국의 GFMA는 "최근 들어 각국 중앙은행들간에 1990년대식의 '금 회피' 현상은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중국의 금 매입량이 급증해 2003년 600톤에서 현재 1,054톤으로 급격히 늘어났다"고 밝혔다. GFMA는 "올해 유럽 중앙은행들의 금 매각량은 140톤에 불과해 1994년(130톤)에 이어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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