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현대 성공철학 아버지' 카네기의 삶

■ 인간관계를 발명한 남자
스티븐 와츠 지음, 아템포 펴냄


"현대 미국인의 생활에 일어난 변화를 논할 때 데일 카네기를 빠뜨릴 수 없지만, 그의 일생은 그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곳에서부터 시작했다. 1800년대 후반, 미주리 북서부 시골은 실제로 국경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깊은 산골짜기였다. (중략) 소년은 부모와 주변 환경으로부터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친 전통적 가치관을 흡수했고, 그 중 일부는 계속 남아 깊은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그러나 나머지는 반작용을 일으켜 그가 서서히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했다." <본문 중에서>

'현대 성공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데일 카네기(1888~1955)의 삶을 입체적ㆍ전면적으로 다룬 평전 '인간관계를 발명한 남자'(원제: Self Help Messiah)가 국내에 발간됐다.

전세계적으로 3,000만 부 이상 팔린 '카네기 인간관계론'의 저자인 카네기는 기존의 성공 패러다임을 뿌리째 뒤흔들어 현대 미국인의 가치 형성에 결정적으로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근엄한 도덕성이나 절약과 근면 이데올로기를 전면적으로 비판하는 대신 긍정적 사고, 치유를 통한 행복, 물질적 풍요, 인간관계, 자기충족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내세웠다. '카네기 인간관계론'의 핵심 메시지는 "일상생활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는 기술을 배우는 사람은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더 많은 여가를 즐길 수 있으며, 무엇보다 사업과 가정에서 더 큰 행복을 느낄 수 있다"로 요약된다.

카네기가 단순한 자기계발 작가를 넘어서 미국을 포함한 세계 현대 문화에 그렇듯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이유는 무엇일까? 미주리대 역사학 교수인 스티븐 와츠는 20세기 초반 미국 사회의 변화에 주목한다. 카네기의 성년기와 맞물려 미국은 점점 산업화되어 갔고, 이주의 물결은 거셌으며 현대적인 소비자 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타고난) 성품'에 대한 구속이 약해지고, '(사회생활에 적응하는) 성격'이 새로운 개인주의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저자는 "카네기는 성격을 중시하는 현대 사회의 전면적인 변화를 대중화시킨 장본인으로, 20세기 초반 아메리칸 드림을 재정의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며 "카네기는 성공 이데올로기, 긍정적 사고, 인간관계 등 활발한 자기 계발 운동을 일으켜 현대 미국인의 가치 형성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고 소개했다. 급속한 산업화와 소비 자본사회로의 급속한 변화에 놓였던 미국, 그리고 더 나아가 20세기 현대인의 가치 체계를 들여다 보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을 주는 책이다. 2만 8,000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