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교황으로서는 세 번째,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한국 방문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앞선 두 번은 지난 1984년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과 1989년 제44차 세계성체대회 때로 모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방문했다. 아시아 전체로도 교황 방문은 1999년 역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필리핀 방문 이래 15년 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은 무엇보다 대전에서 열리는 아시아청년대회 참석을 위해서다. 6회째인 대회에는 아시아 지역 2,000여명, 국내 4,000여명의 청년 신도가 모인다. 세계청년대회가 아닌 아시아대회에 교황이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불어 오는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치러지는 순교자 124명에 대한 시복식 미사를 집전하는 것도 의미가 크다.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방한해 첫 한국인 사제 김대건 신부를 비롯해 103위를 성인품에 올렸지만 이번에는 그보다 앞선 한국 교회 1세대 순교자들을 위한 것이다.
이번 5일간의 방한은 서울과 충청 지역을 오가며 바쁘게 이어진다. 구간별로 교황 전용차량(포프모빌)과 소형차량에 탑승하지만 장거리는 헬리콥터를 이용한다. 숙소는 주한 교황대사관이다. 교황청이 밝힌 일정을 기준으로 살펴본다.
◇14일 청와대 예방, 한국주교단 접견=13일 오후4시(현지시각) 바티칸을 출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14일 오전10시30분(한국시각)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다. 첫 일정은 오후4시30분 청와대 공식 환영행사로 여기서 교황의 첫 연설이 이뤄진다. 이후 오후5시30분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추기경 2명을 포함한 한국 주교단과 만난다. 첫날 일정은 이것으로 마무리된다.
◇15일 성모승천대축일미사 집전, 솔뫼성지 방문=광복절인 이날 교황은 오전10시30분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신도 5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집전한다. 이 자리에는 세월호 사고 유족·생존자도 참석하고 교황은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미사 후 세종시 대전가톨릭대에서 아시아 청년 신도들과 점심을 겸한 대화의 시간을 갖고 오후에도 성 김대건 신부의 생가가 있는 솔뫼성지에서 만남을 이어간다.
◇16일 서소문성지·음성꽃동네 방문, 시복식 집전=셋째 날인 16일 오전 교황은 서울 서소문 성지를 참배한다. 이어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오전10시부터 진행되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 시복미사에 신도 수십만 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후3시30분에는 충북 음성 꽃동네를 방문해 장애인 요양시설 '꽃동네 희망의 집'에서 장애인들을 만난다. 이어 5,000여명의 한국 수도자들과 평신도 지도자(한국 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들도 만난다.
◇17일 해미성지 방문, 아시아청년대회 폐막미사 집전=17일은 아시아 청년대회 참석을 위해 충남 서산 해미성지로 이동한다. 오전11시 한국과 아시아 주교 90여명을 만나 연설을 겸해 오찬까지 함께한다. 이후 순교성지 해미읍성으로 이동해 아시아청년대회 폐막미사를 집전하고 차기 아시아청년대회 장소와 시기도 발표한다.
◇18일 종단지도자와의 만남,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방한 마지막 일정은 서울 명동성당에서 진행되는 한국 종단지도자 12인과의 만남,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 화해를 위한 미사다. 이 자리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참석한다. 북한 측 신도들의 참석은 무산됐다. 이후 특별한 환송행사 없이 공항으로 이동해 오후1시께 출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