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겨울나기 음식이라면 단연 김치다. 수백 포기 담근 김치를 김장독에 묻어 두고 겨우내 꺼내 먹는 옛 풍습은 상당부분 사라졌다고 하지만, 11월에만 접어들면 김장이라는 커다란 숙제를 떠안은 주부들의 마음이 답답해지기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하지만 이제는 그런 주부들의 부담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고 식습관이 서구식으로 바뀌면서 김치 소비가 날로 줄어들자, 번거롭게 김장을 담그기 보다 정기적으로 상품 김치를 사 먹는 가정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인당 김치 소비량은 98년 33㎏에서 지난해 30.1㎏으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 그 대신 소규모 포장으로 간편하게 사 먹는 상품 김치는 해마다 1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 현재 5,100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했다.
올해도 김장철을 앞둔 주부들의 마음은 포기 배추보다 각 업체에서 내놓는 상품 포기김치 쪽으로 움직여 가는 추세.
요즘에는 업체에 따라 소비자들의 사전 주문을 받아서 원하는 입맛에 맞게 김장김치를 담가 배달해 주는 서비스를 실시하거나, 식구들이 다 함께 김장김치를 만들어 보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김장철을 맞아 다양한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어, 겨울철 주부들의 마음과 손길이 한층 한가로워질 것으로 기대된다.